정부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침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일부 위헌 결정까지 겹치면서 부산지역 자치단체들이 부동산교부세 감소 우려로 일부 사업을 포기하는 등 '후폭풍'을 맞고 있다.
17일 부산시와 자치구.군에 따르면 지난 해 과세분 기준으로 부산에 지원된 부동산 교부세는 부산시 1천600억 원과 16개 자치구.군 1천231억 원 등 2천831억 원에 이른다.
자치구.군의 경우 북구 99억원을 비롯해 영도구 91억원, 서구 90억원, 동구 86억원, 금정구 85억원, 남구 74억원, 중구 63억원, 기장군 56억원 등 최소 56억원이 넘는다.
자치구.군의 재정자립도가 워낙 열악하다 보니 부동산교부세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5%를 넘는다.
중구의 경우 7.4%나 되고 서구와 영도구 각 6.6%, 동구 6.1%, 연제구 5.7% 등이다.
특히 중구와 동구, 영도구 등 도심권의 지자체들은 자체 지방세 수입보다 부동산교부세 규모가 더 클 정도로 자치단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동산 교부세가 줄어들 경우 자치단체들은 당장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부산시는 당초 정부가 부과기준을 9억원으로 높이고 세율을 낮출 경우 부동산교부세 감소액이 1천200억원 가량일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시는 가구별 합산과세 위헌 결정에 따라 부과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세율을 낮추는 등 새로운 안을 마련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예산에 1조1천여억원을 특별히 편성해 감소분을 보전해 준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침이 나오지 않아 자치단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난감해 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부가 감소분을 보전해 주기를 바랄 뿐이며 일단 내년도 예산은 올해 수준으로 부동산교부세가 지원되는 것을 전제로 편성했다"며 "물가상승 등으로 세출이 늘기 때문에 올해 수준을 지원받을 경우 사실상 줄어드는 셈인데 지원금액 자체마저 준다면 예산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동산교부세 의존도가 높은 구.군들은 대체로 올해와 같은 수준의 교부세를 전제로 예산을 짜고 있지만 일부는 30% 가량 줄여잡아 구상했던 각종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사상구의 경우 올해 79억원이었던 교부세를 내년에는 50억원만 책정해 둔 상태로 부족분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도로건설 등을 줄여서 메우기로 했다.
사하구의 경우 올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인건비를 줄일 수는 없어 내년 초에 집행할 예산을 뒤로 미루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뾰족한 대책이 있을 수 없어 기획재정부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내년 예산을 올해 종부세 교부금의 70% 수준으로 줄여서 편성해 놓은 상태"라며 "정부예산이 확정된 뒤 어느 정도 줄어들 지가 결정되면 내년 추경예산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의 경우 재금동 자원회수센터에 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작업공간을 마련해 주민들의 문화향유 기반을 넓히고 판매수익금으로 저소득층을 돕는다는 사업을 구상했지만 부동산교부세 감소가 예상되자 포기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구별 합산과세 위헌결정에 따른 환급액 6천억원의 재원조달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자치단체에 지원될 교부세 금액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올해 교부세 예산에서 충당할 경우에는 그만큼 자치단체에 지원될 금액이 줄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정부가 균형재원을 추가로 편성해 종부세 감소분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는 없을 지 모르지만 2010년 이후에는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이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