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회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승진인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선 승진인사를 앞두고 과도하게 예민해져 병원에 실려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가족들이나 주변에서 받는 승진에 대한 부담감이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한 것이지요.
관세청에서는 요즘 서기관 승진인사를 놓고 말들이 많은데요. 지난 10월말에는 단행될 줄 알았던 서기관 승진인사가 한 달이 더 지난 지금까지 안개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투명인사, 능력중심의 인사를 강조하고 있는 허용석 관세청장의 신중한 인사스타일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허 청장은 특히 전반적인 인사윤곽을 잡아 놓고서도 이른바 커트라인에 있는 직원들을 직접 일일이 면담하면서 최종적인 인사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탈락할 경우 아쉬움이 클 직원들도 직접 만나 인사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번 관세청 서기관 승진 자리는 모두 16개로 예정돼 있는데, 지난 달 48명의 후보자 중 32명 정도의 최종후보자가 이미 인사위에 추천이 된 상태입니다.
이들은 후보자로 선정될 때의 순위점수 40%, 실적평가 점수 40%, 다면평가 20%라는 일명 '442 시스템'으로 평가를 받아 최종 승진의 영예를 안게 되는데 이미 상당수준의 선별작업은 끝났다는 게 직원들의 공통된 인식입니다.
문제는 허 청장이 언제 명단을 공개하느냐 입니다.
혹자는 인사 전망 중 가장 어려운 것은 '누가 되는가' 보다 '언제 발표하는가' 라고 합니다. 거의 전적으로 인사권자의 일정과 판단에 따라 최종적인 서류에 사인을 하기 때문이죠.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국회 업무보고, 세계관세기구 아태지역총회, 한중일관세청장회의를 국내에서 개최하는 등 각종 국내외 일정을 소화한 허 청장이 최종 인사명단에 '화룡점정'(?)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도 발표시기를 늦추는 계기가 됐습니다.
덕분에 후보자들 중에는 "승진을 못해도 좋으니 제발 명단발표라도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초조한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매도 먼저 맞으면 낫다는 말처럼 피를 말리는 시간이 견디기 힘든 때문입니다.
승진 후보자들의 '피 말리는 시간'이 언제쯤 끝날지, 특히 이번에는 서기관 승진인사에 이어 40여명의 사무관 승진자들의 발표도 이어질 예정이이어서 더욱 초초한 시간을 보내는 관세청 공무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