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금융권 '반발' 속 국회 처리결과 '주목'
정부의 교육세 폐지 방침을 놓고 야당과 교육계, 금융권의 반발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교육세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법개정안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공식적인 법률개정 검토의견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정부,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각종 세법개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할 예정. '교육세 폐지'를 사이에 두고 찬.반 양론이 극명하게 나뉘어 있다는 측면에서 이 문제는 세법개정안 심의과정에서 최대 격전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한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은 18일 정부의 교육세 폐지를 골자로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교육세 폐지는 재정운용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예산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내국세인 교육세는 지난 1981년 교육재정 마련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으나(목적세) 여러 차례의 개정을 통해 1991년 이후에는 '영구세'로 전환됐다. 연간 3∼4조원 가량의 세수가 교육세 명목으로 징수, 교육정책 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세제개편안을 통해 오는 2010년부터 교육세를 각 세목(본세)에 흡수통합하기로 방침을 확정, 지난 10월 초 관련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이 전문위원은 "현재 교육세 세수 전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그러나 교육세는 금융·보험업자의 수익금액에 대한 과세를 제외하고는 독자적 형태의 세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연계성이 낮은 여러 세원에 부가세(sur-tax)방식으로 부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독립적 세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곁가지 세금'으로 징수됨에 따라 납세자의 순응비용 및 징수비용을 증가시키고 실제 교육재정 지출의 수혜자와 관련성이 미흡,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공공재의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문위원은 또 "교육세 재원을 지방교육재정에 배분할 때 인구분포를 기준으로 배분하지만 교육재정교부금 배분시 가용재원에 교육세 배분액을 모두 포함, 교육세 배분효과가 상쇄되어 교육세의 별도 존치 필요성도 적은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문위원은 이어 "교육세 과세표준인 주세액, 금융.보험업자의 수익금액 등은 경기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변동, 오히려 본세에 통합한 후 내국세의 일정비율을 통한 재원확보가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에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전문위원은 "교육재정은 교육인프라 확충에 반드시 필요하므로 교육세 폐지에 따른 효과를 고려해 지방교부금 비율을 조정하기 위해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의 교육세 폐지 방침에 대한 야당과 교육계, 금융권의 반발이 상당하다. 야당인 민주당은 최근 "연간 4조원 규모의 교육세를 폐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교육현장과 현실을 무시한 편의주의적 탁상행정"이라며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도 집단적으로 반발을 하고 있다. 교육계는 정부의 교육세 폐지 방침은 공교육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교육세 폐지에 엉뚱하게 불똥을 맞은 금융권도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교육세를 폐지하는 대신 각종 금융수수료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과세해 교육세수 상당액 만큼의 세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금융권을 긴장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 동안 교육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던 금융업종인 증권사와 선물업자, 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 등)등도 교육세 폐지를 1년 앞둔 내년부터 과세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혀, 업계의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