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팽팽, 국회 재정위 결정에 따르겠다" 결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문제에 대한 당내 찬반양론에 대해 이른바 '민주주의 정당의 당연한 의사표현'이라고 포장하며 야심 차게 꺼내들었던 한나라당의 '설문조사에 의한 당론결정'이 뚜껑도 제대로 열지 않고 없던 일로 돼버렸다.
외형상 찬반양론이 팽팽하다는 것이 이유이지만, 구체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설문조사 진행 중간에 청와대측의 '반대 의원에 대한 설득필요성' 언급이 당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며 "당내 의원 중 약 130명이 답을 했지만 찬반이 거의 동수로 나왔다. 그래서 당론을 정하는데 무리가 따른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문제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도록 어제 기획재정위원장에게 부탁을 했다"며 "기재위는 전문가들만 모였고, 어떻게 보면 당론이나 또는 정쟁의 위원회가 아니고, 언제나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는 그런 위원회이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따른) 당론을 결정하지 않고 기재위를 믿고, 기재위에서 위원들이 합의한 안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방안에 대해 '불합리한 세제의 정상화'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의견과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당내에 분분하자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무기명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투표가 진행중인 18일, "양도세 완화가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반대의원에 대한 설득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특히 이날 홍 원내대표의 발표에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일단 조율이 끝난 뒤에는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정간의 정책조율의 치밀함을 강조한 것도 "당론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얻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는 이날 소위원회를 열고 1세대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현행 45%에서 35%로 낮추되,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한 후, 시장상황을 보면서 제도의 연장 또는 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등 정부안을 일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