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지수기업, 수익 악화세 둔화…금융-항공이 주도
FDIC 의장 "위기 지나 청소 국면 진입"…신중론 여전
미국 기업의 수익성이 여전히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지난 1.4분기 전분기에 비해 현저히 개선된 것으로 23일(이하 현지시각) 분석돼 침체가 바닥을 친게 아니냐는 낙관론에 또다른 힘을 실었다.
어닝 시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 은행과 항공사들도 속속 예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은 분기 실적을 내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세일라 베어 의장은 23일(이하 현지시각) "이제 미국이 위기 국면을 지나 청소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3월 한해 전에 비해 5.6% 줄어든 136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친 것으로 23일 발표되는 등 여전히 침체의 먹구름은 짙기만 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분기매출 감소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86년 상장 후 처음이다.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도 2월에 예상 외로 호전됐던 것이 3월에는 다시 마이너스를 보여 침체의 골이 여전히 깊음을 거듭 확인했다. 2월 수치도 이번에 하향 조정돼 발표됐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편입기업 가운데 4분의 1 가량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 시점에서 이들의 평균 수익률 하락폭은 36%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4.4분기의 67%보다 둔화된 것이다. 실적을 공개한 108개 기업 가운데 59개사는 시장 예상보다 나았던데 반해 그렇지 못한 케이스는 45개사에 그쳤다.
분석을 담당한 톰슨 로이터의 기업경제데이터 분석 책임자 아시와니 카울은 "지난 5-6분기에 비해 매우 생산적이며 좋은 실적이 나온 것이 분명하다"면서 "금융계가 특히 이런 추세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지역 은행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피츠버그 소재 PNC 파이낸셜 서비스는 전문가 예상치를 두배 가량 초과했으며 애틀랜타 소재 선트러스트 뱅크와 신시내티 소재 피프스 서드 뱅코프의 경우 적자폭이 예상을 밑돌았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PNC와 선트러스트 및 피프스 서드를 포함한 미국의 19개 대형 은행들의 재무 구조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내달 4일 나올 예정임을 상기시키면서 그때 금융계 상황이 더 정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기에 민감한 항공업계도 개선 조짐을 보였다.
유에스 에어웨이스는 23일 지난 1.4분기 적자가 1억3천만달러로 한해 전 적자 2억3천700만달러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적 발표가 나온 후 주가는 9.9% 급등했다. 군소 항공사인 제트블루 에어웨이스의 경우 한해 전의 적자가 1.4분기에는 흑자로 반전됐으며 알래스카 에어는 적자폭이 예상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미국 6대 항공사의 순적자가 지난 2주에만 17억8천만달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면서 그러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전체로는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베어는 23일 워싱턴의 금융개혁 포럼에 참석해 미국 금융시장이 "위기 국면을 지나 청소 상황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주택시장도 "희망이 엿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캘리포니아 주택시장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이날 밝힌 바에 따르면 3월의 기존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으로 457만채에 그쳐 전달에 비해 3% 감소했다. 한해 전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7.1%에 달했다. 지난 2월 판매치도 당초 470만채로 잠정 발표됐던 것이 이번에 하향 조정됐다. 주택값도 지난 2006년 중반의 최고 때에 비해 30% 가량 주저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