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의원, "한전, 효성 불법하도급 알면서 모른척 하는 것은 큰 문제"
효성, “한전과 철탑공사 계약은 적법한 승인절차 거쳐 이루어진 것” 반박
'비자금 의혹 봐주기'로 시끄러운 효성이 이번에는 한국전력에서 발주한 공사에 불법하도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다가 효성의 불법하도급을 한국전력이 사실상 묵인했다는 주장까지 나와 비자금 의혹 봐주기에 이어 '불법하도급 봐주기' 논란까지 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효성이 570억원 규모의 철탑공사를 발주기관인 한전의 ‘승인’ 아닌 ‘묵인’ 아래 두 업체에게 불법하도급 하려했다”며 “이 문제에 대한 의원실의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 8월, 한전 담당자가 효성공장을 방문해 ‘하도급 추진방침의 수정’을 요구하는 등 효성과 한전이 스스로 불법하도급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효성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쳐 570억 원의 철탑공사를 수주 받았지만 올초 그룹차원에서 ‘철탑사업분야’를 구조조정 했고 언론보도 등을 통해 업게에 널리알려진 사실이지만 한전은 발주를 맞겼다”며 “효성이 수주받은 철탑물량을 해결하기 위해 보성파워텍과 삼우플랜트에게 올 5월과 7월 두 차례 강관철탑에 대해 입찰을 실시했고 입찰 물량은 한전으로부터 수주받은 물량과 전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두 차례의 입찰은 효성이 높은 단가를 요구하는 바람에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별표 2, 4항에서 전부 또는 주요부분의 대부분을 2인 이상에게 하도급한 자는 8개월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고, 하도급의 제한규정을 위반해 하도급한자 및 발주관서의 승인없이 하도급을 하거나 발주관서의 승인을 얻은 하도급조건을 변경한 자에 대해서는 부정당업자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지만 한전이 묵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효성은 한전으로부터 기 계약된 철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전량 하도급을 결정하고 두 회사를 외주업체로 추가해 한전에 ‘공급유자격자 등록사항 변경’을 요청했지만 필수작성항목인 ‘도급 점유율’이 빠져있는 등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철탑물량 전체를 하도급하려는 효성이 도급 점유율을 사실대로 작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만 한전은 이틀만에 승인을 내줘 담합이 아니면 불가능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전이 효성의 불법하도급을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한전 사장은 효성의 철탑공사 불법하도급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국가계약법과 전기공사업법에 따라 제재함으로써 투명경영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효성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한전과의 철탑공사 관련 계약은 국가계약법 및 전기공사업법에 근거한 한전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하도급 승인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라며, “하도급 신청으로부터 승인까지 이틀이 아닌 한달이 걸렸고, 지난 5월 외주가공운영계획서를 제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외주가공업체에 대한 실사를 거쳐 6월 18일 한전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한전 담당자가 효성공장을 방문해 한전이 불법하도급을 인정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8월에 한전 담당자가 효성공장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9월 18일에 방문해 ‘하도급 추진방침의 수정’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한전이 승인해 준 하도급 처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점검했다”고 전했다.
이어 효성은 공급유자격자 등록사항 변경신청서 필수작성항목인 ‘도급점유율’이 빠져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앵글철탑은 하도율 20%로 명기돼 있고, 강관철탑은 구두로 40% 하도율을 통보했다"며 김 의원의 주장을 일축해 당분간 논란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