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끼리 후순위채 인수 '가공자본'양산 의혹
지주회사 회사채발행으로 자회사 '은행'지원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실채권 확대에도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BIS)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해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확대'와 '지주회사의 빚잔치'가 빚어낸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지난 2006년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전쟁이 벌어져 부실채권이 양산되고, 작년에는 2006년대비 총여신 증가율이 32.7%(실질GDP증가율의 4배)로 증가했는데도, BIS비율이 14.2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BIS비율을 개선하려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거나 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국내은행들은 부실의 원인인 무리한 외형확장은 방치하고, 자기자본확충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작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시중은행의 자본확충 규모는 21조8743억원인데, 이중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15조7703억원을 72.1%를 차지해 절대적 규모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6월말 현재 시중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타행 발행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금액이 2조3900억원으로 은행들이 상호간 후순위채 인수를 지원해 순환출자 형태로 '가공자본'을 만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의원은 "지주회사가 회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을 통해 은행 자회사 출자대금으로 지원한 것도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국내 4개 은행지주회사는 4조4077억원을 은행 자회사에 출자했는데, 이중 83.5%인 3조2000억원을 회사채로 발행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는 6월말 현재 작년보다 14.7%p 증가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21.1%p 증가했으며, 은행 자회사의 BIS비율이 지주회사보다 평균 2%p 높은 수준이다.
이 의원은 "금융감독당국의 건전성 감독이 은행 중심으로 진행되다보니, 은행의 부실을 지주회사로 전가하는 도덕적 해이가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