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가전제품·전세 과세 등 중산층 증세 다수"
與 "조세형평·과세정상화 차원에서 긍정적"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는 정부가 지난 달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해 세제개편안에는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축소하고, 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와 전세보증금 소득세 과세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와 임시투자세액공제,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10% 세액공제, 정규직 전환 세액공제 등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증세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며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부족 재원을 전 계층에게 부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에서는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 원칙에 충실하고, 조세형평 및 과세정상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며 "서민층을 배려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인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 민주 "부자감세 재원 떠넘기는 중산층 증세 개편안"= 민주당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으로 줄어든 곳간을 채우기 위한 서민·중산층 증세에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강성종 의원은 "현 세제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세제운영"이라며 "지난해 투자확대와 친기업을 앞세우다가 올해는 친서민 감세로 돌아섰는데, 경제주체들은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헷갈린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는 현 정부가 경제정책에 대한 확고한 철학 없이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적으로, 인기 영합적으로 세제를 운영하는데 원인이 있다"며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데도 원칙과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세제개편안의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냉장고와 에어컨, 드럼세탁기, TV 등에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강 의원은 "2004년 가전제품을 생필품으로 인식해 폐지했던 세금을 에너지다소비 품목으로 간주해 다시 과세하는 등 정책 일관성이 결여됐고, 민간소비를 되살려 내수진작과 경제회복을 앞당기려는 정책방향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1인당 30만원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제도가 올해 폐지되는 점과 관련해서도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3주택 이상자 전세보증금 과세에 대해서는 "최근 전세값이 올라 집주인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세금부담을 주면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공산이 크다"며 "강남에 2채를 가진 집주인과 강북에 3채 이상 임대보증금 총액 3억원인 집주인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세액공제 폐지방안도 "지난 4월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폐지해 부동산 부자들의 세금을 대폭 줄여놓고, 모든 양도세 부담자에게 일률적 세금할인을 없애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는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나라 "서민층 배려 노력 보인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올해 세제개편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해석을 내렸다.
나성린 의원은 "전반적으로 넓은 세원과 낮은 세율을 지키면서도 세계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층을 배려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3주택 이상 전세보증금 과세에 대해 "조세형평과 과세정상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전세값 상승문제도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가 폭증하던 시기에 훨씬 큰 문제였는데, 당시 언급하지 않았던 야당이 조세전가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다만 정부가 내년부터 폐지 결정을 내린 임시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계속 유지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나 의원은 지적했다.
같은 당 차명진 의원도 "올해 폐지되는 비과세·감면조항들은 대부분 실적이 전혀 없는 조항들로 중소·서민층 지원 축소와는 관련이 없다"며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를 5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축소한 것도 서민층이 아닌 고소득자에 대한 혜택을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