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계약 중복가입자, 보험금 과소 지급돼"
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 중복가입에 따른 실비 보장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불완전판매를 실시해 소비자 피해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2003년 7월을 전후로 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한 보험소비자들이 보험금 비례보상 원칙으로 인해 보험료를 과다하게 부담하면서도 보험금을 더 적게 지급받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3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손해보험사들이 지난 6월 실손보험 보장한도를 축소하는 법 개정이 추진(10월 시행)되자, 이를 활용해 보험모집조직이 '절판 마케팅' 또는 '묻지마 판매'를 일삼아 불완전판매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보험사들은 동일상품에 중복가입해도 중복보장이 되는 것처럼 보험가입을 유도했다"며 "실제 실손보험은 중복가입해도 중복보장이 되지 않고, 3~5년 후계약을 갱신할 때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복가입자들은 보험에 여러 개 가입하면 각 보험사에서 따로따로 실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실손보험을 중복으로 가입한 경우가 많았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금감원은 실손보험 전체 계약을 전수조사하고, 보험료를 환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이 손보사의 손해율 급증 및 과다의료에 따른 건강보험재정을 이유로 지난 2003년 10월 이후 가입한 실손보험에 대해서는 비례보상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신·구계약 가입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급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중복가입자가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은 "2003년 10월 이전에 가입한 구계약자가 신계약을 통해 중복가입한 경우 구보험으로부터 보상을 받고 난 후의 잔여금에 대해 비례보상을 받게 돼 신계약만 보유한 가입자들에 비해 보험금을 적게 지급 받고있다"며 "결과적으로 중복가입자들이 보험료를 과다하게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이 2006년부터 3년간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LIG손해보험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말 기준 신·구계약 중복가입자는 적게는 525억원, 많게는 1087억원 보험료를 과다 납부했다. 반면, 513억원~1086억원 가량 보험금을 적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 의원은 "실손보험에 대한 명확한 지급기준을 수립하고, 규정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며 "과소보험금 지급, 과다보험료 납부 등 잘못된 보험업계 관행을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