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법인세 감세 유지‥'조세 신뢰성' 확보해야"
"국세청 조직, 세목별→납세자별로 개편해야"
-조세硏, 조세 대외경쟁력 강화방안 토론회-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조세연구원 주최의 '조세 대외경쟁력 강화방안' 토론회에서는 조세제도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조세행정에서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경제단체 및 조세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특히 경제단체에서는 내년 소득세, 법인세 감세를 유보해야 한다는 논의를 철회하고, 그대로 유지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외국 기업들에서는 세무조사의 투명성을 지적했다.
"소득·법인세 인하 예정대로…임시투자세액공제 유지돼야"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소득·법인세 인하를 예정대로 추진하고, 임시투자세액공제도 유지돼야 한다"며 "임투공제의 경우 올해 초 세액공제율을 확대했는데, 6개월도 안 돼 폐지하는 것은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도 "정부가 감세 정책을 펴겠다고 했는데, 소득·법인세 추가 감세를 유보하고, 소득세 과세표준 최고세율을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감세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무조사가 재정을 확보하는 데만 주력해 '국고주의'적인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세무조사원이 돈을 많이 걷는 것이 능력이라고 보는 시스템 문제"
Jay Shim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조세위원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세무조사의 투명성, 신뢰성이 없다고 보는 경향이 많다"며 "세무조사의 목적은 법을 잘 지켰냐가 아니라, 꼭 돈을 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지적했다.
Shim 위원장은 "이것은 세무조사원의 문제가 아니라, 세무조사원에 대해 돈을 많이 걷는 것이 능력이라고 보는 시스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홍익대 김유찬 교수도 "세무공무원이 법적 논리로 무장돼 있지 않고, 국고주의적 입장에서 우선 과세하고 보자는 태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Alex Lee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 조세위원장은 "세법이 자주 바뀌어 신뢰성 확보가 힘든 측면이 있지만, 법 개정으로 선진 세법을 들여와도 납세자가 세무행정과정에서 실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무공무원의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세청 조직- 선진국처럼 대기업, 중소기업 등 납세자별로 됐으면… "
한편 정부가 각종 감세 정책을 펴왔는데도, 세계경제포럼(WEF) 등 국제적 평가기관의 순위가 하락한 것에 대해 이들 기관이 설문조사 등 주관적 평가가 반영된 부분이 크기 때문이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이를 조세정책·행정의 피드백으로 받아들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양대 이영 교수는 "조세가 효율성 측면에서만 평가받기 힘든 측면이 있는데, 국제 평가기관의 평가항목 중 조세의 형평성 등은 빠져 있는 측면이 있다"며 "다만, 세제 간소화, 납세협력비용 등을 감축하는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종석 조세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세율, 조세행정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이하이기 때문에 설문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 것 같다"며 "납세자가 쉽고 명확하게 세금을 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경향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본부장은 "국세청 조직이 세목별로 돼 있는데, 선진국처럼 대기업, 중소기업 등 납세자별로 돼 있다면, 세금납부 시기 및 신고횟수 등을 조정하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