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은행세 도입 반대" 공식 표명
G20 공동의장국 지위..의미 적잖을 듯
은행들에 금융위기 책임 부담금을 물리는 이른바 은행세(Bank Tax) 도입론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오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은행세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널리 관측돼 온 터라 캐나다의 반대 표명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올 지 주목되고 있다.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캐나다 정부가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주장하고 있는 은행세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루 앞서 캐나다 매체인 파이낸셜 포스트가 보도한 데 따르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내부 메모를 통해 은행세 보다는 은행권 구제금융이 불필요한 캐나다 같은 경우를 모방하는 은행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메모엔 "캐나다 은행권의 견고한 상황은 캐나다 규제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올해 G20 정상회의 공동 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전세계적으로 유사한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또한 "적당한 규제가 필요하지 세금을 물리는 것은 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은행세 도입 논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은행 구제에 사용된 자금을 보전하고 은행권의 위험 감수를 줄이기 위해 `금융위기 책임세`를 물리자고 주장한 뒤 크게 불붙었으며, 헤르만 반 롬푸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등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공론화하고 있던 중이다.
특히 브라운 영국 총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은행세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움직임을 분주히 하고 있다.
브라운 총리는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에서도 향후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한 기금 마련조로 은행권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말했고, 글로벌 금융거래에 일정 세율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토빈세(Tobin tax) 도입도 주장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글로벌 은행세 도입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19일 런던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도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다른 나라들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의 이 같은 입장은 G20 공동 의장국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무게가 있으며, 또 은행세 도입에 찬성하는 쪽에서도 은행의 경쟁력을 해치지 않을 때에만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IMF는 각국 정부들과의 논의를 통해 4월 주요국 재무장관 회의 때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