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행정감독위원회 설치, 법률규정 등 대책마련 필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조세심판원 등 세금 관련 기관들이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세금을 징수하고, 이에 대한 불복심사 조차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등 납세자 권익을 심각하게 무시하고 있는 점에 대해 참여연대가 날선 비판에 나섰다.
지난 22일 감사원이 발표한 국세청, 기획재정부, 조세심판원의 '세정 신뢰도 개선실태' 실시 결과에 따르면 재정부와 국세청은 조세징수를 쉽게 하기 위해 저소득계층을 중심으로 세 부담을 지우고 행정에서도 적정한 조세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납세자의 억울함을 해소해주는 기관인 조세심판원 마저 법령에 근거도 없는 재심의 요구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부적절한 행정절차로 빈축을 사고 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는 24일 논평을 내고 "그동안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해 온 국민들로서는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는 결과"라며 감독기관과 입법기관의 근본적인 대책수립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세법을 입안하는 기획재정부, 과세권을 행사하는 국세청, 부당한 과세로부터 납세자를 보호하는 조세심판원 등 3대 조세기관이 모두 총체적인 난맥상속에서 세금을 다루고 있었다"며 "이들 기관이 그동안 납세자를 위한 행정을 펼치면서 공공연히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외쳐왔기 때문에 더 충격적인 결과"라고 비판했다.
국세청은 수년 전부터 세무서에 납세자보호위원회를 두어 세무조사권 남용을 감시해왔고, 지난해 국세행정 종합신뢰도가 1.4점이나 상승해 납세자 권익보호가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국세청은 입으로는 납세자의 권익보호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여전히 편리할 대로 행정을 집행하고 오로지 세금징수만을 위해 열을 올렸다"며 "국가기관이 편리할 대로 세금을 징수할 뿐 조세정의와 공평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세무행정은 결국 납세자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참여연대는 "이제라도 세정당국은 감사원의 이번 감사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라며 세무행정을 객관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외부감독기구로서 '국세행정감독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아울러 국세행정을 세무공무원의 재량권이나 내부행정지침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세한 절차를 규정한 법률에 따라 집행할 수 있도록 조세절차 관계법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참여연대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