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UBS은행에 개설한 역외계좌를 통해 세금을 탈루해온 미국인들에 대한 과세시효 만료를 앞두고 미 정부가 또다시 세금추징을 위한 대규모 소송에 착수했다고 한 변호사가 6일 밝혔다.
이번에 제기되는 일련의 소송은 역외수입 신고를 축소하거나 누락하는 방법으로 탈세해온 사람들이 15일로 예정된 시효만료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날 플로리다주 남부지역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피고인 UBS 고객 폴 재브추크 씨는 스위스에 개설된 계좌에 예치해 둔 돈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세에 이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UBS 계좌 중에는 은닉금액이 1천만-5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이 있다고 UBS 고객들을 대리하는 변호사인 로버트 핑크 씨는 전했다. 지금까지 유사한 사안으로 미 검찰이 기소한 사람들의 은닉금액은 가장 많은 게 1천만 달러였다.
미국 검찰은 UBS가 미국인의 탈세를 도왔음을 시인한 이후 현재까지 유죄를 인정한 사람을 8명 확보했다. UBS는 작년 미국에 7억8천만 달러의 벌금을 내고 250명에 대한 계좌 정보를 제공했다.
미 당국은 아울러 역외계좌를 이용한 탈세조사를 UBS 이외의 은행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세청의 더그 슐만 청장은 5일 작년에 시행된 미신고 해외계좌에 대한 면책 프로그램에 따라 자진신고된 1만5천건의 기록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 기록들을 통해 다른 해외은행이나 투자자문사 등이 부유층의 탈세를 지원했는지를 찾아보고 있는데 슐만 청장은 "또 한차례의 파도"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해 탈세조사가 여타 은행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의 내부고발자들은 정부 당국에 HSBC와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고객들의 세금자료를 제공했으며 이 정보는 미국과도 공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핑크 변호사는 미 국세청이 면책 프로그램을 이용해 HSBC와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계좌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으나 당국은 다음번엔 어느 은행을 공식적으로 조사할지는 언급을 회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