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G7과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공약 재확인"
미시간주 등 경합주서 "美 이스라엘 지원" 반대 목소리
"트럼프에 유리…선거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 미칠 것"
"네타냐후 입지 위해 공격 강행…유가 상승은 트럼프에 도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17.05.23 <사진 위키미디아>
이스라엘이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보복에 대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하면서 중동 긴장이 미국 대선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에 "G7 국가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자제 촉구에도 불구,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가자지구에 이어 헤즈볼라를 겨냥,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미국은 중재국과 협력해 지역 내 휴전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저항의 축' 지도자 사망에 대한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뿐 아니라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중동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조로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중동 위기가 30여 일 남은 미국 대선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합주서 '美 이스라엘 지원' 반대…해리스 입지 약화 불가피"
독일 도이치벨레(DW)는 "미국이 중동 전쟁에 잠재적으로 개입했다"고 짚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격화될 시 이란뿐 아니라 헤즈볼라가 수천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이스라엘의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 돔'을 압도할 것이며 이 경우 미국이 개입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매체는 "이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선거에서 해리스의 입지를 약화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미국 대선의 경합주이자 아랍계 커뮤니티의 중심지인 미시간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하면서 민주당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민주당 예비선거에서는 미시간주 10만명 이상의 민주당원이 당시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대신 "무효표"(uncommitted)를 택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했다.
미국 북부 러스트벨트의 미시간주는 40여 일 남은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경합 주중 한 곳이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곳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미시간주는 가자지구 전쟁 및 미국의 대이스라엘 지원을 둘러싼 민주당 분열의 중심이 되는 지역으로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의미한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싱크탱크 아틀랜틱카운슬의 조나단 파니코프 중동안보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DW에 "해리스의 이스라엘 지지에 대해 충분한 유권자가 제3의 후보에게 돌아서며 특정주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고 따라서 선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자지구 분쟁에 매우 화가 난 미시간 유권자들이 질 스타인이나 코넬 웨스트를 지지하여 도널드 트럼프에게 선거 결과를 유리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다"라며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두 곳 모두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해리스가 실제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매우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지난 1년간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에서 지역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이스라엘과 이란이 미국 대선에 10월의 깜짝선물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개입 자제…"네타냐후 트럼프 지원 위해 공격 강행"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수위를 조절한 바 있으며 7월 하마스 정치국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자국의 수도에서 암살당했을 때도 보복성 경고를 냈으나 이를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 이란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이스라엘은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공격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격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중동 긴장으로 인한 유가 상승은 트럼프의 재선에 도움이 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8%가량 치솟았다.
파니코프 책임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네타냐후 총리와의 관계와 구별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수년간 네타냐후와 엇갈리는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헌신을 지켜왔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