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방위비분담금 재협상 거듭 시사…"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어"

이틀 연속 '韓 방위비분담금 재협상' 의지 드러내

"한국은 부유한 국가(rich country)…이제 시작해야"

"주한미군 4만명·분담금 안 내" 거짓 주장 반복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틀 연속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포크너 포커스'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에는 4만2천명의 미국 군인이 있다"며 "그들(한국)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그들(한국)에게 돈을 내게 했으나 바이든이 협상을 해 '그들에게 돈을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부유한 국가(rich country)다. 우리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며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과 블룸버그가 주최한 대담에서도 "우리는 그곳에 4만명의 군대를 주둔시켰다. 당신들은 지불해야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내가 지금 집권해 있다면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연간 100억달러(약 13조650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연속으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상당 부분 허위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

우선 주한미군의 규모는 4만2천명이 아닌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2만7076명 수준이다. 아울러 분담금은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재협상을 통해 인상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 연간 50억달러(약 6조 8천억원)를 요구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측이 이를 거부했고 양국은 결국 기존 분담금보다 약 13% 인상된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합의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양국은 2021년 새로운 방위비 분담 협정을 체결, 2021년에서 2025년까지 분담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어 이달 초 합의한 협정은 2026년부터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 5192억원으로 책정하고 2030년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을 반영해 인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요구하겠다고 한 100억달러(약 13조 6500억원)는 양국이 2026년 합의한 방위비 분담금의 약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