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MB정부 4년간 받은 특혜 '백화점 수준'

현대차가 받은 최대수혜는 '노후차량 교체 세금감면 정책'

현대자동차는 이명박 정부로부터 수혜를 많이 받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MB정부가 현대차에게 가져다 준 가장 큰 혜택은 2009년 5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용되었던 '노후차량 교체 세금 감면 정책'이었다.

2008년과 2009년은 세계자동차산업의 격동기였다.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 빅3 자동차의 파산과 구제금융, 일본 토요타자동차의 급발진 사고로 인한 대규모 리콜사태 등으로 몸살을 앓던 시기였다.

이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내수 및 수출이 부진해지자 정부는 10년 이상 된 노후차량보유자가 신차교체 시 취득세, 등록세 등을 감면해 주는 자동차산업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취·등록세를 최대 70% 감면받아 차종별로 차 값이 최대 250만원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 정책은 매출 감소에 직면해 있던 현대차에게 구세주가 되었다.

노후차량세제 지원책은 국내 모든 완성차업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조치였다. 하지만 결과는 2009년 국내 자동차 판매증가분 23만8000대 중, 현대기아차가 95.7%인 22만8000대를 차지하는 '나 홀로 잔치'가 되었다.



이러한 독식과 그에 따른 효과는 손익계산서에 확연히 드러난다.

현대차의 2009년 매출액은 31조 8590억원으로 전년도 보다 33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매출은 오히려 3조 7750억원이 증가(수출은 4조1050억원 감소)하여 이 정책의 수혜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영업이익도 2008년 1조8770억원에서 2009년엔 2조2340억원으로 불어났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경영부진에 허덕일 때도 현대차는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갈 세금 감면 혜택 가로채

현대차가 이같은 실적을 보인 것은 차값 인하 효과가 나타나도록 감면해 준 세금만큼 옵션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동차 가격을 인상하여 세금감면 혜택을 가로챘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시 개별소비세인하와 노후차량교체 세금감면 조치로 소비자에게 소형차는 75만원, 대형차는 250만원 수준의 가격인하 효과가 주어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성능개선과 새로운 옵션(사양)을 장착한 신차를 내놓으며 세금이 감면되는 만큼 가격을 올리는 교묘한 상술을 폈다. 최다 판매 차종인 소나타의 가격을 7% 인상하고 베르나의 경우 최고 13.9%까지 인상을 단행하여 소비자에게 돌아갈 이익을 가로챘다.

정부의 고환율정책도 현대차에 날개를 달아줘

MB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수출대기업의 매출증대를 통한 경제성장률 상승을 목표로 고환율 정책을 펼친 것도 현대차에 호재였다. MB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에 환율이 1달러당 947원이었는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9년 3월에는 1550원대로 치솟았다.

이후 위기가 진정되고 우리나라의 무역흑자가 늘어남에 따라 환율이 하락하기(원화강세) 시작 했다. 하지만 MB정부는 수출의 감소를 우려해 1120원선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외평채 등을 발행하면서 고환율 정책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2010년 수출매출액이 전년도보다 무려 5조4000억원이나 증가하며, 성장과 수익이라는 큰 선물을 얻게 되었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고환율을 유지할 경우, 수출기업에는 큰 이익이 되지만, 일반 국민은 고물가에 시달려야 한다. 원화와 엔화의 환율 움직임을 비교해 보면, 당시 양국 정부의 환율 정책에 대한 차이점이 나타난다.



이 기간 중 일본은 대지진이 발생하여 산업이 마비되고, 유럽 발 재정위기로 상대적 안전자산인 엔화의 강세현상이 심화되었다.

정부의 각별한 자동차산업 지원정책 매년 이어져

MB정부의 자동차산업 지원책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 되었다.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정부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연도별 정책 지원내용을 보면 노무현 정부 5년간에 나온 지원책은 2건에 불과 했으나 MB정부는 4년간 9건의 지원책을 쏟아냈다.

MB정부의 지원은 빈도도 높지만 질적으로도 자동차 수요를 촉진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지원책은 개별소비세 취득세 등록세 등의 세금감면과 유류세환급 등 직접적인 세제혜택을 주는 데 집중되어 있다.

정부는 올해도 연말에 일몰되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경차에 대한 세제혜택을 2~3년 연장할 방침이다. 또 노후 화물차에 대한 교체비용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의 자동차 산업 지원책과 환율 문제는 현대차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MB정부와의 밀월관계가 정치적 리스크 될 수도

정치권의 일각에서는 MB정부의 대기업친화정책과 이로 인해 특혜를 받은 기업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당장 19대 국회가 개원됨에 따라 안정적인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여당이 MB정부와 차별화하기위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의석이 많아진 야권의 입김이 세 질수록 MB정부와 밀월관계였던 기업에 집중포화가 날아 올 수도 있다.

금년 말이면 대선이 치러진다. 새로이 들어설 정부로선 이러한 견제심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MB정부 때 승승장구한 현대차로선 대선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