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는 매우 신뢰 있고 유능한 조직이다. 전문성도 있고 국회예산정책처가 없었다면 어떻게 일했을까 하는 생각이 번쩍번쩍 들 때가 많다. 국회가 효과적으로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연구집단이라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A의원실 관계자
"의정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국회예산정책처의 역할을 빌리는 경우가 많다. 굉장히 유능하고 전문적인 자료를 만들어 준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나 자료를 많이 찾아보며, 매우 신뢰도가 높다." -민주통합당 B의원실 관계자
국회의원들도 국회의원들이지만,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보좌진들 사이에서 국회예산정책처에 대한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이들이 국회예산정책처로 인해 도움을 받고 있다면 행정부는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행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회 산하기관이라는 측면에서 반대의견만 내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예산정책처가 내놓는 보고서는 상당히 정교하고 맞는 부분이 많다. 솔직히 많이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개청(開廳) 9년.
요즘 같아서는 강산이 두 번, 세 번 바뀔 시간 동안 국회예산정책처는 그렇게 조용히, 그림자처럼 묵묵히 할 일을 해내며 이제는 의정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핵심 '브레인' 집단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 숫자로 증명되고 있는 '실적'…쏟아지는 '찬사'
국회예산정책처가 생산하는 보고서에는 '가시'가 숨어 있다. 행정부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가시가 아닌, 행정부의 예산운용과 경제정책운용, 각종 예산사업 진행과정에서 불거지는 개선과제들을 적시해 놓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불필요한 예산편성의 문제점을 지적해, 국회로 하여금 이를 감액해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지켜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은 이미 알려진 대로 기본 중 기본이다.
실제로 예산정책처는 올해 예산안에 포함되어 있던 중소기업청의 투융자복합금융 사업과 관련(당초 예산 1500억원 편성), 예산중복 투자라는 점을 발견해 의견을 제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중복투자 될 뻔했던 예산 500억원을 전액 삭감하도록 만들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지난해 예산결산 심의활동 지원 결과, 2010년 결산시정요구 채택 320건, 2012년 예산안 107건(1.8조원 감액, 0.3조원 증액), 2011년 세법개정안 고용창출세액공제 및 근로장려세제 등 10건 반영 등 총 437건의 의견들이 채택·반영되는 실적을 올렸다.
이밖에도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18대 국회 회기동안 국회의원 및 위원회로부터 요청 받은 총 5869건의 조사분석 및 비용추계업무를 수행, 국회가 '정책'을 앞선에 두는 정책국회로 발전하는 데 든든한 초석을 제공했다.
하는 일이 많다 보니 국회예산정책처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의지와 찬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8대 국회 회기동안 각 당의 '경제·예산통'으로 꼽히는 의원들은 국회예산정책처를 자주 찾았고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2008년 10월 모 중진 의원이 국정감사 이후 국회예산정책처의 도움에 감사를 표하는 편지를 보내왔고, 또한 국회의 대표적인 재정·경제통인 모 중진 의원도 작년 국정감사를 마치고 국회예산정책처가 제공한 조사·분석자료를 모아 두툼한 '2011년도 국정감사 보고서'를 만들어 감사의 인사와 함께 국회예산정책처에 보내온 것은 국회예산정책처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남아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9대 국회의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최선의 지원을 할 태세를 완벽하게 구축해 놓고 있는 상태다. 주영진 처장은 이와 관련 "19대 국회의 주요과제인 경제민주화와 복지, 일자리 창출, 재정건전성 확보 등과 관련해 국회가 이 과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제기구도 '주목', 대한민국 지식창고 국회예산정책처
대한민국 경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연구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국회예산정책처. 보는 범위가 넓고 깊다보니, 놀랄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놓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경제성장률'. 경제성장률 지표는 매우 중요하고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경제지표다.
매년 행정부가 집계해 발표하는 경제성장률 지표는 틀렸다고 하기보다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치가 많이 배합되면서 다소 '뻥튀기' 되는 경향이 짙은 것이 사실.
하지만 예산정책처가 내놓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애초부터 '거품'이 낄 여지가 없다. 국회 산하기관이지만 정치적 중립성 또한 뚜렷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에 정권의 입맛에 맞는 장밋빛 전망치를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2010년 말, 2011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했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물론, 한국은행과 KDI(한국개발연구원), 금융연구원 등 유수의 기관들이 4%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전망했다.
지난해 10월에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3.5%로 예측했다. 이에 반해 정부는 예산안 제출시 4.5%를 예측했지만, 작년말 3.7%로 하향조정했고, 최근 이를 철회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3.3%)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성'은 이렇게 쌓였다. 정부가 2013년 균형재정달성을 제시할 때도 국회예산정책처는 2013년 균형재정달성이 어렵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자부심은 여기서 비롯된 측면도 크다. 주영진 처장은 이와 관련해 "경제성장률 예측에서 예산정책처가 다른 연구기관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IMF가 재작년부터 1년에 두 차례(1월, 6월) 한국의 재정상태, 국가부채 및 경제성장에 대해서 우리 의견을 듣고 간다"고 강조했다.
◆ 보고서 '질' 업그레이드 노력 지속
예산정책처는 더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보고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내부포럼, 전문가 간담회 등 자체적인 연구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경제전망 및 예측과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전담해 생산하는 경제분석실은 독자적인 거시경제전망모형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기예측모형도 자체적으로 개발해 대내외에 발표하고 활용하고 있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최근 경제분석실 주도로 만들어진 거시경제동향 분석 및 전망, 경제예측 등은 한국은행 등 다른 기관에 비해 가장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가 국가재정운용계획 및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시작하는 4∼5월,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경제전망 및 재정운용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국회가 재정과 관련한 논의의 고삐를 미리 죄고, 효과적인 논의의 맥을 잡을 수 있는 효과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와 함께 예산분석실 주도하에 만들어지는 예산분석 보고서와 재정관련 법률 개선과제 보고서 등은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매년 예·결산 심의 일정에 맞춰 시리즈로 펴내는 '예산안 및 결산 분석' 보고서도 백미로 평가받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예산운용 및 결산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지적, 관계기관 시정 요구 등을 직·간접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육성사업, 영유아보육사업, 공적개발원조사업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거나 다부처에 걸쳐 수행되는 국가 주요사업에 대한 평가를 담당하는 사업평가국의 보고서는 사업 전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평가로 국회의원은 물론 학계· 언론 등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사업평가국은 예산안 및 결산과 함께 제출되는 '성과계획서·성과보고서'에 대한 평가를 통해 성과주의 예산체계가 실질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감시하는 등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업평가국에서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평가(288개 기관, 37조 국가예산 사용)는 정부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기관들에 대한 재무분석, 정부지원의 필요성 등을 분석하여 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정부의 예산낭비를 방지하고, 공공기관이 주어진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기획취재팀 : 최종건 정치팀장, 유엄식·이희정·김기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