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가입의 댓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받는 것은 법에서 정하는 기준 이외에는 불법이다.
보험업법은 제 98조 ‘특별이익의 제공 금지’를 통해서 보험계약 체결 시부터 최초 1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0분의 10과 3만원 중 적은 금액 이외에는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금하고 있다.
위반 시에는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사람들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된 보험사에게는 관련계약 연간수입보험료의 100분의 50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우리나라가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있고 미국도 대부분의 리베이트를 금지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허용하고 있다. Lifebroker라는 영국 회사는 홈페이지에 보험 가입 시 모집수당의 80%를 리베이트로 지급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에 의해 특별이익제공 행위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첫 달 보험료를 설계사가 대신 납입하여 주거나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부풀려 지급한 다음 돌려받아 리베이트 자금으로 쓰는 등의 불법행위가 만연돼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시장질서가 문란해지고 사업비 증가에 따른 보험료 상승이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1965년 말에 시작된 한국비료 건설과정에서 일본 미쓰이는 공장 건설에 필요한 차관 4200만 달러를 기계류로 대신 공급하며 삼성에 리베이트로 100만 달러를 줬다. 삼성은 이 사실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알렸고 대통령은 "여러가지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그 돈을 쓰자“고 했다.
이 돈으로 밀수한 것이 변기, 냉장고, 에이컨, 전화기, 스테인레스 판과 사카린 원료 등이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사카린밀수 사건’이었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아름다운 리베이트도 있다.
1970년 가을 포항종합제철 박태준 회장은 제철소의 고가 설비에 대해 보험을 가입한 댓가로 보험회사에서 6천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는다. 이 큰 돈을 들고 청와대로 가서 박정희 대통령에게 통치자금으로 쓰라면서 그 돈을 돌려주었다.
박 전 대통령은 돈을 “임자 마음대로 써” 라면서 도로 돌려 주었는데 그 당시 시내버스 요금이 10원 이었으므로 요즘 화폐가치로 따지면 약 60억 원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박태준은 그 돈으로 재단법인 제철장학회를 만들고 각급 학교를 하나하나 세워나갔다. KAIST와 수위를 다투는 명문 포스텍(포항공대)도 그렇게 해서 설립됐다. 그 리베이트가 종잣돈이 된 셈이다.
실제적으로는 불법인 리베이트 자금으로 학교를 설립하여 나라의 동량들을 키우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하지만 여느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 같이 그 돈을 정치자금이나 자기들 패거리 용돈으로 쓰지 않고 후세들을 키우는데 썼으니 아무리 보험업법 위반이라도 눈 감아 줬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