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LG전자, '도'넘은 소비자 불만…쓰레기?

LG전자가 해외시장에서 품질관리 그리고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소비자 관련 사이트들에는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 중동 등 LG전자의 제품이 팔리는 전 지역에서 불만이 넘치고 있다. 구 모델뿐만 아니라 최신 모델도 마찬가지다.

물론 소비자불만 관련 사이트는 주로 불만을 품은 고객이 이용하는 곳이 분명한 만큼, 어느 정도 혹평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실정임을 감안하더라도 LG에 대한 평판은 도를 넘어선 듯하다.

미국시장에서 고객서비스를 점수로 보여주는 소비자 사이트인 ‘컨슈머 서비스 스코어보드’에 올라온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면 불만의 정도를 알 수 있다.

LG전자에 대해 접수된 소비자 의견 455건(2009년 이후) 가운데 전체의 95.38%인 434건이 부정적인 의견이고 4.62%인 21건만이 긍정적 의견이다. 이 사이트가 LG전자의 고객서비스에 매긴 평점은 28.62점으로 ‘최악’의 등급에 랭크됐다. 평가대상 548개 기업 가운데 413위다.

반면 경쟁사인 샤프는 68.77점으로 98위를 기록하고 있다. 샤프가 지난 5월 LG전자를 북미 TV 시장에서 바짝 추격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 화난 소비자들, ‘LG전자는 쓰레기’?

소비자 사이트를 찾은 해외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품질불량 문제였다. 미국의 소비자 불만 사이트인 ‘컴플레인 보드’에서는 품질과 AS에 모두 불만을 품은 소지자가 LG전자 제품에 대해 “쓰레기”라는 악평을 쓴 사례도 눈에 띄었다.

이 사이트에는 2008년 이후 소비자들의 불만 900여 건이 게시되어 있다. TV에서부터 세탁기, 식기건조기 등 LG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들이 포함돼 있다.

불만이 접수된 제품 900여 건을 제품별로 보면 냉장고가 213건(23.6%)으로 가장 많고 TV는 164건(18.1%), 휴대폰은 93건으로 10.3%를 차지했다.

2009년에는 LG전자의 건조기가 미국에서 10여 차례 화재를 일으켜 리콜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이 제품으로 인한 화재가 끊이지 않자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가 재차 소비자들에게 리콜명령을 주지시키는 명령을 다시 통보하기도 했다.

또 2010년 7월 미국의 비영리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어페어’는 LG전자 양문형 냉장고 일부 모델에 하자가 있다며 법적대응을 진행했다. 하지만 냉장고에 대한 제품의 하자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뉴욕 파밍데일에 거주하는 도미니크씨의 경우 지난 3월 3000달러를 주고 LG전자 냉장고를 구입한지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7월12일에 고장 났다. 그는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큰 소음이 들렸다”며 “놀라서 냉장고를 완전히 비우고 LG전자 대리점에 연락을 했더니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공장에서부터 냉각팬 결함이 있었다고 말을 했다”는 글을 올렸다.

TV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LG47LV4400, 55LV400 5500LE와 같이 LG전자가 전략적으로 시장에 내 놓은 제품들이 말썽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TV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인보드의 고장이 가장 많아 치명적이다. TV가 처음부터 켜지지 않거나 켜지기는 하지만 화면과 소리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색상이 변하고 음량조절이 안되며 심한 경우엔 TV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는 글도 게시돼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리어주에 거주하는 크리스티나씨의 경우 42인치 LCD TV가 구입 8개월 만에 화면이 꺼져 버리는 고장이 났다. 하지만 회사는 보증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교체를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고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시간이나 전화통을 붙잡고 씨름했지만 결국“당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LG제품을 사지 않는 것”이란 말만 들었다고 했다.

이런 일은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포털 바이두(百度) 검색창에 ‘42LG50FR 고장’이라고 입력하면 일 만개가 넘는 관련 내용들이 검색된다. 고장내용은 대부분 전원이 들어오지 않거나 스스로 꺼져버리고 리모컨 조작도 안 된다는 내용이다.

2011년 중국소비자고발센터인 ‘중국품질만리행(中国质量万里行)’에 고발된 내용 중 LG전자의 TV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

참다못해 ‘중국품질만리행(中国质量万里行)’에 고발했다는 진(陳)씨는 “2008년 10월 구입한 42인치 LCD TV(모델명 42LG50FR)가 2011년4월부터 갑자기 이상해졌다”며 “황당한 것은 가족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 거실에 있는 TV가 스스로 켜져 볼륨이 커지고 리모콘도 말을 듣지 않아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많다. 스윙맨이라는 한 블로거가 보유한 TV(모델명47LB2D)의 고장을 고발한 영상에는 전원버튼을 누르면 3초 단위로 4시간 동안이나 껐다 켰다를 스스로 반복하는 화면이 나온다. 수리기사는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메인보드 불량’이라는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 고객의 인내심 테스트하는 해외 AS센터

해외 소비자 불만관련 유력한 사이트들을 보면 LG전자의 해외 AS센터의 서비스에 대하여 증오에 가까운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은 사후 서비스가 엉망이고 고객을 대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불평한다.

또 수리를 위해 구입하는 부품 값이 새로 제품을 사는 것보다 더 비싼 경우도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보증수리 기간임에도 추가비용을 요구하고 소비자를 사기꾼 취급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뉴저지주 파라무스에 거주하는 고든씨는 “인피니아 60인치 고화질 플라즈마(PDP) TV가 구입 후 3개월 만에 고장을 일으켰다”며 “수리공 세 명이 나왔지만 고치지 못해 60일 동안 TV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리공이 나올 때마다 고장 원인이 달랐지만 최종 확인된 문제는 제품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에서 생산한 부품이었다”고 불쾌해 했다.

이는 TV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마리아씨는 냉장고를 구입한지 17개월 만에 고장이 났다. 수리공이 방문해 “하루 전에도 같은 부품의 고장을 두 개나 수리했다”면서 제조상의 결함이라고 설명을 했다고 한다.

소비자 불만을 대하는 LG전자의 해외 AS망의 태도도 문제다. 제품에 대해 불만이 접수되면 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기에 급급하다. 심지어는 새 제품이 불량인 경우에도 교환을 차일피일 미루기도 한다. 회피도 곤란하면 제품의 제작과는 관계없는 판매자에게까지 떠넘긴 사례도 소비자 불만으로 올라왔다.

수리도 문제지만 비용도 문제다. 표준 작업비가 정해있지 않아 부품 값이 23.15달러인 세탁기부품을 558달러를 지급하고 고쳤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도 있다.

■ 소비자 불만에 느슨한 대응이 신뢰상실 주요인

LG전자는 해외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분노에 둔감하게 반응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중국에서만 해도 그렇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LG전자는 2011년 6월 홈페이지에 수리기간을 2011년 9월까지 연장한다는 공지를 올렸지만 정작 고객 상담실에서는 “그런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LG전자의 태도에 대해 중국 언론들은 “LG의 서비스는 고가서비스지만 서비스 품질은 최악”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2010년 7월 미국에서 냉장고 결함으로 피소된 사건도 마찬가지다. LG전자 관계자는 “피소된 사실은 있지만 일정부분 틀린 내용이 있다”며 “몇몇 소비자가 말하는 화재의 위험은 없으며 부품을 교환해 주고 있어 문제없다”고 해명하다가 변을 당했다.

LG전자 호주법인도 양문형 냉장고 6개 모델이 감전 등 안전상의 문제로 2010년 3월 자발적 리콜을 시행한 건에 대해 “같은 제품이라도 불만이 있을 수 있으며 100% 완전한 제품은 있지 않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소송을 당했다.

LG전자의 미래는 ‘컨슈머어페어’를 통해 글을 올린 소비자의 충고를 경청할 때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은 이렇다. “제품이 고장 난 게 아니라 설계 또는 제작결함이나 불량부품으로 인한 문제인데도 근본적인 대처없이 미봉책으로 일관하며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LG전자의 제품은 신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