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법률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과 관련한 법리적 논란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법률분쟁과 관련하여 변호사비용 등을 포함한 관련비용을 보상하여 주는 법률비용보험이 관심을 끌고 있겠는가.
지인들과 법률보험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피보험자가 접대부와 성관계를 맺다 복상사한 사례가 거론됐다. 호스티스와의 관계 중 사망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법률 문제도 의외로 복잡하다.
첫째, 살인죄 여부다.
살인죄가 성립하려면 사망이라는 결과가 일어나게 하려는 살인 의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고의가 없었고 고객에게 성적 만족을 주려했거나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한 행동의 결과이기 때문에 살인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만약 호스티스가 자신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을 가입한 후 평소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상대를 지나치게 흥분시키는 방법 등으로 살의를 가지고 격렬한 성행위를 유도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면 살인죄가 성립 된다.
이때는 약관에서 정한 ‘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에 해당되어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복상사와는 다른 예이지만 에이즈감염인의 의도적인 성접촉으로 상대방이 감염되어 사망한다면 살인죄의 죄책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에이즈 감염인이 다른 사람을 자기와 같은 운명에 빠뜨려 사망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성접촉의 상대방에게 감염사실을 알리지 않고 예방조치없이 성접촉을 한다면 고의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살인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킨다.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중상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 다른 성병도 질병의 해악정도에 따라 중상해죄 또는 상해죄에 해당할 것이다.
두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업무상 과실치사죄 성립 여부다.
업무상 과실치사죄는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고의가 없고 그것이 과실로 인한 것이어야 한다.
업무상 과실이란 일정한 업무종사자가 당해 업무의 성질상 또는 그 업무상의 지위 때문에 특별히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태만히 함으로써 결과발생을 예견하거나 회피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
여기에서의 ‘업무’는 위험한 업무, 즉 사람의 생명·신체를 해칠 위험성을 내포한 업무를 말한다. 호스티스가 고객과 성행위를 하는 일은 ‘위험한 업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과실치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셋째는 과실치사죄 해당 여부이다.
과실치사죄에 적용되는 '과실'이 되기 위해서는 호스티스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을 예견하고 이를 회피할 의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위 사례와 같은 상황에서는 서로 즐기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복상사할 것이라는 것을 극히 예견할 수 없다고 보여 진다.
즉, 사망의 결과는 발생했지만 호스티스에게 '주의의무위반'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호스티스와 돈을 매개로 성행위를 하는 것은 '범죄행위'는 아니지만 현행법상 '위법'한 행위이므로 '적법' 행위를 바탕으로 하는 과실치사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넷째는 간통죄가 성립하느냐 여부다.
복상사의 장본인이 기혼자라면 그 배우자는 호스티스를 상대로 간통죄로 고소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간통죄로 고소하기 위해서는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이거나 '혼인관계가 해소된 후'에야 비로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 사례처럼 사망해버린 경우에는 혼인의 해소에 해당되어 호스티스를 간통죄로 고소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배우자가 이미 사망했는데 호스티스를 간통죄로 고소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복상사시킨 호스티스는 고의가 없었다면 살인·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사·간통죄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또 복상사로 세상을 떠난 피보험자는 수익자에게 보험금을 물려줄 수 있게 된다.
그런다고 호스티스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授受)하기로 약속하고 성행위를 하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처벌된다.
뭐니뭐니 해도 최상의 위험관리 방법은 위험을 자초(自招危難)하지 않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여 번거로운 수고를 하지 않음에 있음을 명심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