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보험업계에서 요실금과 이쁜이 수술이 골칫거리가 된 적이 있다.
보험의 기본 원리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험금 지급금액이 피보험 이익보다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공장 화재보험의 경우 화재 시에 지급하는 보험금이 공장주가 가지고 있는 이익 즉 공장의 가치보다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의로 화재를 내서 보험금을 타려는 유혹에 빠져서 방화 등 보험사기 범죄를 저지를 수가 있다.
요실금과 이쁜이 수술이 문제가 된 발단은 보험사가 상품설계를 잘못한 탓이었다. 보험금이 수술비보다 훨씬 많은게 탈이었다. 그로 인해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 왔다.
당시 보험사들은 요실금 수술 시 500만원을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했다. 덕분에 보험가입자들은 실제 수술비용은 100만원도 되지 않고 의료보험 혜택까지 보게 되어, 요실금을 치료하고도 보험금 대부분을 챙길 수가 있었다.
이것을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이 귀신같이 알고 나타났다. 요실금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수술을 권유하고 ‘이쁜이 수술’로 불리는 질 성형 수술까지 함께 할 수 있다고 부추겼다. 이쁜이 수술을 공짜로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지급보험금이 급격히 늘어났다. 보험사 영업조직은 이러한 병폐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곧 이 상품이 판매 중지될 거라며 서둘러 팔아치웠다. 소위 ‘절판화법’을 구사하며 판매에 혈안이 되었다.
보험금을 받게 된 가입자, 예쁜이 수술 혜택을 본 가입자 남편, 수술비 수입이 생긴 산부인과 의사, 수당 및 업적을 챙긴 영업조직 모두 ‘꽃놀이패’를 즐겼던 셈이다. 그들이 즐기는 사이 보험사만 온통 바가지를 쓰고 말았다.
뒤늦게 보험사는 부랴부랴 해당 상품을 판매중지 했으나 이미 판매한 건은 불량계약으로 두고두고 골칫거리로 남게 되었다. 또한 지급보험금을 둘러싸고 보험사와 가입자간 그리고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의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여 이로 인한 이미지 저하 등 많은 비용을 치렀다.
몇몇 의사, 설계사, 보험가입자는 사기혐의로 사법처리되었다. 보험소비자단체는 정부가 급작스런 환자 증가에 당황하여 건강보험 적용기준을 변경하는 등 보험사의 말만 믿고 가입자를 ‘보험사기꾼’으로 내몰았다면서 관련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서는 바람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보험사는 영업소장 등에게 해약목표를 할당하여 부당하게 관련계약을 해약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이 바람에 중간에 끼인 설계사들이 많은 고생을 하기도 하였다 .
요실금사태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보험업계에 긍적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보험업계는 이를 계기로 보험상품 개발시 의사 등 전문인력을 참여시켜 이러한 위험을 없애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