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10년 내 어려워…미래성장동력 키워야"
지난 2007년 사상 최초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가 국내외 경기침체 영향으로 국민소득 증가율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경제 전체 구조적인 변화를 꾀할만한 특단의 대책 없이는 3만 달러 시대까지 10년이 더 소요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은 28일 발표한 경제주평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향후 2만 달러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07년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최초로 넘어선 뒤, 잠재성장률 하락과 세계경제 부진으로 소득증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이후 5년간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등락을 반복하다가 현재 2만3000달러 수준으로 3000달러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선진 23개국이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도약하는데 평균 8년이 걸렸고, 4만 달러 이상 선진 19개국이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도달한 평균 기간이 14.2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조하다는 평가다.
국민소득 3만 달러로 넘어가는 과정에 발목이 잡힌 이른바 '2만 달러 함정'에 걸린 상황.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 4년간 연평균 1.0% 성장에 그쳐, 향후 3% 미만의 저성장이 계속된다면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도달하는데 10년이 더 소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런 딜레마에 빠진 이유에 대해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정치·경제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2008년 이후 금융위기로 성장잠재력이 급락했고, 수출중심 성장전략에 따른 내수의 경제비중 하락, 소득분배 악화에 따른 중산층 감소, 고령화·저출산 심화현상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5대 리스크가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자영업 구조조정을 통한 내수기반 확충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먼저 의료, 법률, 교육, 디자인, 컨설팅 등 기존 서비스업의 부가가치율을 높이고 부품소재산업, 바이노 나노 로봇, 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투자해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또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추세에 대응해 고용유연성을 높이고 인적 자본을 고도화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구조를 전환하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둘러싼 제로섬 논쟁에서 벗어나 대중소기업 경제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 경쟁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회적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이고, 탄소배출 국제노력에 동참하는 한편 저개발 국가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려 국가 브랜드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청렴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1인당 GDP 138.5달러, 연평균 명목성장률 0.65%p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보고서는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정경분리 원칙을 재확립한 뒤, 인도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경협 내실화를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10%내외 고속성장을 보여온 중국이 올해 7.5% 주춤하는 상황에서 확실한 G2 시대가 열리기 전에 한국경제가 명실상부한 4만 달러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