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마취를 시작하자 쇼크상태에 빠져 사망했다면 상해보험에서 지급하는 사망보험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26세 여성 A씨는 인천의 모병원에서 쌍꺼풀 수술을 받기위해 마취를 시작했는데 1분만에 쇼크상태에 빠졌다. A씨는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되었다. 1주일간에 걸친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하고 심인성 쇼크로 사망했다.
미혼인 A씨는 법정상속인을 수익자로 지정했다. 모친을 비롯한 법정상속인들은 수술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원인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약관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며 사망보험금 6천만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약관에는 외과적 수술 시에는 보장을 받지 못한다는 면책조항이 있었다. 법정상속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책조항에 대해 보험사가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해당 보험사는 사고가 보험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면책약관이 적용되어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반박하였다.
사건을 접수한 분쟁조정위원회는 관련 사실에 대한 확인부터 나섰다. 양측은 쌍꺼풀 수술을 하기위해 마취 중 쇼크상태에 빠져 일주일 후 사망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약관에는 ‘보험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에는 그 상해로 인하여 생긴 손해를 이 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라고 기재되었다.
한편 ‘피보험자의 임신, 출산, 유산 또는 외과적 수술, 그 밖의 의료처치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습니다’라는 면책조항이 삽입되어 있었다.
조정위는 관련 대법원판례를 인용하여 이 사건은 상해보험에서 정하고 있는 보험사고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상해보험은 피보험자가 급격한 외부적인 우연의 사고로 인하여 신체에 손상을 입는 것을 보험사고로 한다. 따라서 외과적 수술 기타 의료처치 과정에서 의사의 과실 등 외부적 요인으로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은 사고는 피보험자의 예견과 동의하에 이루어지는 의료행위여서 우연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조정위는 위 판례에 비추어 볼 때 쌍꺼풀 수술은 피보험자가 예견과 동의를 한 상태에서 행해졌고 수술에 앞서 다른 상해가 없었던 만큼 보험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신청인의 조정신청을 기각했다.
또한 보험회사가 면책조항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해보험의 성질상 당연히 면책되는 것을 규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에 해당하므로 면책조항은 이 보험계약의 적법한 내용이라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