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용'에 사용한 원재료, '꼼수' 관세환급 제한

내년부터 내수용 제품에 사용한 원재료를 수출용에 사용한 것처럼 속여 관세를 부당환급받는 '꼼수'가 원천 차단될 전망이다.

1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제4차 조세소위에서는 이러한 부당환급을 제한하는 근거규정을 신설한다는 내용의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관세 등 환급에 관한 특례법'(이하 관세환급특례법) 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는데 여야가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에 따르면 기업들은 수출용 물품을 제조하기 위해 원재료를 수입할 때 관세를 물게 된다. 그리고 이 원재료를 수출용 물품을 제조하는데 사용한 뒤 수출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수출업자들이 국산과 수입산 원재료를 수출물품과 내수물품 생산과정에서 구분없이 사용한 뒤, 납부세액이 큰 원재료를 모두 수출용에 사용한 것으로 허위 신고해 실제 납부한 관세보다 많은 금액을 환급받는 사례가 발생해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예를 들면 현행법에 따르면 납세자가 국산 나프타 100kl(수입 원유분 관세 100만원 납부)과 수입 나프타 100kl(무세)를 사용해 완제품 200kl를 제조하고 이 중 100kl만 수출한 경우 모두 수출용 제품에 사용한 것으로 신고하고 관세 100만원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국산 나프타 100kl가 수출용 제품과 내수용 제품에 각각 절반씩 사용된 것으로 간주, 50만원만 환급받게 된다. 

정부는 이같은 허위, 부당환급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생산 원재료와 수입 원재료가 수출물품과 국내 공급 물품의 생산과정에 구분없이 사용되는 경우'를 관세 환급 제한사유에 추가한다는 내용의 관세환급특례법 개정안을 내놨고, 이번 조세소위에서 여야가 법안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소위 관계자는 "국산과 수입산 원재료를 수출물품과 내수물품 생산과정에 구분없이 사용한 후, 납부세액이 큰 원재료를 모두 수출용 물품에 사용한 것으로 신고해 실제 납부한 관세보다 많은 금액을 환급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법률에 근거가 없어 환급을 제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개정안과 같이 부당한 관세환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