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왼쪽부터)
劉vs文-沈, 北인권결의안 기권 놓고 격돌
安vs文 "MB아바타냐" vs "국민 보고 정치해라"
23일 중앙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합동토론회는 정치 분야로 외교안보 문제와 권력-정치개혁 문제에 대한 주제로 열렸다.
하지만 이날 주제와 관련 없는 문제들로 후보 간 '격돌'이 벌어졌다. 또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한 후보들의 공세는 여전했다.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북한에 사전 문의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쪽지'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색깔론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 劉, 송민순 쪽지 '거짓말'공세…文"색깔론" 沈"안보장사" =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첫 질문부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거짓말' 공세를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색깔론', '안보장사'라고 맞받았다. 문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합리적 보수인 줄 알았는데 실망스럽다"고 유 후보를 질타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사전에 북한의 김정일에게 물어봤느냐는 질문에 작년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고 지난 13일 토론회에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지난 19일 토론회에선 국정원을 통해서 휴민트를 통해서 상황을 진단했다고 이렇게 말했다. 기억하시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는 10년 전 일이지만 북한 인권이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문 후보가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문 후보는 "당시 11월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대통령이 기권 결정으로 내렸다고 그 회의에 배석하고 기록했던 당시 연설기획비서관(김경수 대변인)이 그 경위를 밝혔다"며 "또 11월18일 회의에 배석해서 회의 내용을 기록했던 당시 국가안보전략비서관이 당시 녹취록과 함께 사실관계를 밝혔다. 다시 확인해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김만복 전 국정원장 증언까지 왜곡해서 얘기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며 "저는 유 후보 아주 합리적인, 개혁적인 보수라고 그렇게 느껴왔는데 이 대선 길목에 또다시 구태의연한 색깔론, 이제 좀 실망스럽다"고 맞섰다.
심 후보도 유 후보를 향해 "유 후보가 건전보수,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시는 분인데 이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가 결정을 잘 한 것이냐 잘못한 것이냐다. 진실공방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없었으면 보수는 어떻게 선거 했나"라고 일갈했다. "전형적인 안보장사"라고 일갈했다.
□ 安, 劉 박지원 평양대사 번복 지적에 "실망입니다" =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유 후보가 박지원 대표가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초대 평양대사로 가겠다'고 언급한 것을 지적하며 설전을 벌이다가 유 후보를 향해 "실망스럽다"고 겨냥해 눈길을 끌었다.
유 후보는 "박지원 대표가 전라북도 정읍에서 유세할 때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초대 평양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면서 "또 다른 의원은 장관이 되겠다고 말했는데 안 후보와 합의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그만 좀 괴롭히면 좋겠다"면서 "조금 전에 박 대표는 제가 당선되고 집권하게 되면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유 후보가 거듭 반박하자, 안 후보는 "유 후보님께 실망입니다"라고 말하며 "어떻게 모든 것을 내려놓은 분에게 그렇게 말 할 수가 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안 후보에게 "당 대표가 국회의원이 후보가 집권하면 공직을 안 맡겠다고 하는 것은 대선에서 상투적인 것이다", "과거 대선 등 선거 때마다 전례가 있었다"고 거듭 따지자, 안 후보는 거듭 "실망입니다"라고 항의했다.
□ 安 "내가 MB아바타?"vs文"국민 보고 정치해라"vs洪 "초등학생 싸움" = 또한 안 후보는 토론 주제와 상관없는 질문을 문 후보를 향해 재차 하며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정치개혁 관련 주제 토론에서 느닷없이 문 후보를 향해 "제가 MB(이명박)아바타냐"고 물었다. 주제와 관련 없는 질문을 받은 문 후보는 "항간에 그런 말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안 후보는 거듭 "문 후보 생각을 묻는 것"이라고 답을 요구했고, 문 후보는 "제 입에 올린 적은 한 번도 없다. 계속 떠도는 말로 물으면 달리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안 후보는 지난 2012년대선 당시 대선후보 단일화 양보선언을 언급하며 "그 이유는 더 이상 이명박 정권이 연장 되면 안 됐다고 생각해 결심했던 것"이라며 "그런데도 (제가) MB 아바타냐?"고 쏘아붙였다.
문 후보는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해라"고 지적하며 "저를 보지 마시고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 해라. 저 문재인 반대하기 위해 정치하느냐"고 일갈했다. 안 후보는 거듭 "(그럼) MB아바타가 아니라고 확인 해주시는 거죠?"라고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문 후보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아 예.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공방을 마치려 했다.
그럼에도 안 후보는 재차 "2012때도 그랬다. 독대를 하며 제가 이야기 드린 적이 있다. 민주당에서 저를 MB아바타로 유포시키고 있는데 그걸 막아달라고 부탁드렸었다"고 논쟁을 이어갔다. 그러자 문 후보는 "아니다. 저는 2012년도에 그런 말을 들은 적 없다"며 "이번선거에서 (안 후보가) 부상할 때 그때 배후에 MB측의 지원을 받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두 분의 토론을 보니 이게 초등학생 싸움인지 후보들 싸움인지 알 길이 없다. 참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 洪 참여정부 檢수사 관여 제기, '성완종' 지적엔 '고성' = 한편, 홍 후보는 11년 전 참여정부 당시 일심회 간첩단 사건과 관련, 검찰에 대한 수사관여 의혹을 제기하며 문 후보를 공격했다. 문 후보는 한 숨을 쉬며 "사실이 아니다. 참여정부는 검찰을 관여, 통제한 적 없다. 그야말로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이에 홍 후보는 "위키리스크에 폭로 다 됐다"고 맞서자, 문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메모에 나와있는 홍 후보는 유죄냐"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성완종 사면 문 후보가 두 번이나 해주지 않았느냐. 맨입에 해줬나. 난 성완종 모른다"고 항변했다. 문 후보는 “기가 막힌다”고 말하자, 훙 후보는 "또 거짓말 할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문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 그만 하시죠"라고 말했다. 거듭 홍 후보는 "그만하는 게 아니라 지도자가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하자,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그런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은 홍 후보다. 무슨 염치와 체면으로 이야기하느냐"고 힐난했다.
홍 후보는 "45년 전 일을 제 스스로 책에 밝히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는데 그걸 또 물으면 어쩌냐. 성완종 사면 두 번 맨입에 했느냐"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의 특별사면은 참여정부에서 총 두 번 이뤄졌다. 2005년 대사면 당시 여야 의견을 취합한 결과다. 성 전 의원은 당시 자민련 소속이었고 자민련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또 2008년 1월 사면은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직후로 성 전 의원은 사면된 후 곧바로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문 후보는 "그야말로 유치한 토론태도”라고 마무리 지으려 했지만 홍 후보는 "유치한 건 안철수 후보와 토론 할 때가 유치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