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자영업자에 대한 관리 및 지원 대책을 공개했다.
사업규모가 큰 자영업자에 대해선 부채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에 대해선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자영업자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 대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정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소득 및 상환능력이 낮고 금리상승에 취약한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 '3억3000만원'
정부는 이날 자영업자의 대출 현황을 대출 규모 및 상환 능력 등에 따라 ▲기업형 ▲투자형 ▲일반형 ▲생계형 등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정부에 따르면 ▲기업형은 대출금액 10억원 초과 자영업자 ▲투자형은 주 업종이 부동산임대업인 자영업자 ▲일반형은 대출금액 3억원~10억원 또는 대출금액 3억원 이하이면서 연소득 3000만원 초과인 자영업자 ▲생계형은 대출금액 3억원 이하이면서 연소득 3000만원 이하 자영업자를 뜻한다.
자영업자를 숫자로 살펴보면 기업형 자영업자 8만1000명(5%), 투자형 자영업자 19만1000명(12%), 일반형 자영업자 84만6000만명(52.8%), 생계형 자영업자 48만4000만명(30.2%) 등 총 160만2000명이다.
생계형과 일반형 자영업자 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출금액 기준으론 일반형 178조원(34.2%), 기업형 164조1000억원(31.5%), 투자형 140조4000억원(26.9%), 생계형 38조6000억원(7.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이는 129만명으로 무려 81%에 달하며 개인사업자 대출만 보유한 차주는 31만2000명(19%)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3억3000억원, 소득대비 대출비율(LTI)은 7.5배로 비(非) 자영업자에 비해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저신용자 위해 '저리 대출' 확대
정부는 이 같이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주로 맞춤형 자금지원 정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우선 소상공인들의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해내리 대출(가칭)'을 출시한다. 해내리 대출은 두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정부는 '해내리-1'을 통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기업은행의 소상공인 특별지원 대출금리와 보증료를 추가 인하하고 공급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원대상은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소상공인(부동산임대업자는 제외)으로, 대상자에겐 금리가 추가로 인하(현행 4.16%→1~1.3%p 인하)되고 일부에겐 보증료 1%p 감면 혜택도 주어진다.
또한 '해내리-2'는 버는 만큼 상환하고 경영에 대한 사후관리도 지원을 받는 '저리대출 컨설팅' 프로그램으로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실시될 계획이다.
대상은 생계형(간이과세자) 또는 중·저신용(4~7등급) 소상공인으로, 최대 7000만원까지 저리로 만기 7년 이내(만기 시 잔여채무는 대환)의 융자가 가능해진다.
상환방식은 카드매출대금 입금액 중 일정비율(10%, 20% 중 선택)을 자동으로 상환하는 방식이며 대출 후에는 컨설팅, 폐업 시 재창업 지원 등의 사후관리도 실시된다.
아울러 정부는 신용등급이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저리 대출 지원도 확대한다.
생계·일반형 자영업자에 대해선 미소금융, 사업자햇살론 등을 통한 지원을 실시하며 일부 지자체와 지역신보에서 운영되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상호금융권 일수대출 금리인하 프로그램도 전국적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영세업자 인건비 지원…재기 자영업자 체납세금 3000만원 소멸
자금 조달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더욱 강화된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인건비 상승분을 직접 지원하고 신용카드 수수료도 인하할 예정이다. 연매출 2억원~3억원인 영세가맹점의 수수료는 현행 1.3%에서 0.8%, 연매출 3억원~5억원인 중소가맹점은 2%내외에서 1.3%로 각각 인하된다.
아울러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개인사업자의 채무상환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개인사업자대출 119프로그램'이 내달부터 실시된다. 이 프로그램은 연체 우려자 또는 연체 발생 후 3개월 이내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이자감면 및 상환유예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또한 채무조정과 신규자금 지원을 통해 재창업을 원활하게 하는 자영업자 대상 '재창업지원 패키지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지원대상은 신용회복위원회 다중채무자와 신·기보 단독채무자다.
채무조정 중인 폐업예정자에 대해선 '희망리턴패키지 사업' 등과 연계해 근로자로의 재취업을 지원하고, 폐업한 영세 자영업자가 사업을 다시 시작하거나 취업을 할 경우 3000만원 이하의 체납세금은 면제하는 제도도 내년부터 2019년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한편 정부는 채무자가 몰라서 혜택을 못 받는 사례가 없도록 금융상담 인프라도 확충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권에서 퇴직한 이들이나 퇴직 예정자, 경력단절 여성 등 전문인력을 채용해 금융복지 상담센터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도 현재 39개에서 42개소로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금융권의 금융상담 기능을 활성화 하고 체계적인 금융상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정부는 주요 금융기관의 전국 지점에 서민금융 상담반을 운영하고, 전국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 등에서도 별도의 서민금융 상담창구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금융권과 협조해 금융상담센터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서민금융 상담기관 및 유관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상시연락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