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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세무대리 등록거부 절차하자로 위법…변협 '환영' vs 세무사회 '이중잣대'

조세일보 / 홍준표 기자 | 2019.06.25 11:47

법원 "변호사의 세무대리 등록신청 거부는 절차상 하자로 위법·무효"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국세청이 변호사의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을 거부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국세청이 변호사의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을 거부한 것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의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을 국세청이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A 변호사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국세청이 A변호사가 제출한 등록신청서를 반송한 처분은 위법할 뿐만 아니라 무효"라며 A 변호사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A 변호사는 2013년 제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뒤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했다.

이후 2017년 세무사자격증을 교부받아 이듬해 국세청에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을 했으나 국세청이 A 변호사가 제출한 등록신청서를 반송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A 변호사는 "변호사는 국세청의 '홈택스 이용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세무대리인'에 해당한다"며 "국세청은 변호사에게 실질적으로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세무사로 등록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세무사법의 '변호사'에 관한 부분에 대한 효력이 이 사건에도 미치므로 국세청의 거부처분은 헌법불합치 결정의 기속력에 반해 위법하다"며 국세청의 처분에 불복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은 변호사의 세무사 등록을 금지하고 있는 세무사법 제6조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 결정으로 2003년 12월 3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 사이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모두 세무대리 및 세무조정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A 변호사는 이 기간 사이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법원은 "국세청이 등록신청을 거부하면서 A 변호사에게 아무런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아니한 채 제출한 서류를 반송했을 뿐 거부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이나 근거 법령을 제시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며 A 변호사의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A 변호사가 거부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개괄적으로나마 추측해 소를 제기했더라도 거부처분 당시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뤄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세청이 등록을 거부하면서 A 변호사에게 이를 문서로 통지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어 행정절차법 제24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인정돼 무효"라고 설명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변협은 "세무사 등록부여는 새로운 자격을 부여하는 창설적 효력이 있는 행위가 아니라 세무대리인을 관리하기 위한 행정절차일 뿐"이라며 "세무대리인의 자격이 부여돼 있는 변호사에게 등록번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위법함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세무사회(회장 이창규) 관계자는 "변호사들이 세무대리를 요구하는 것은 세무사들이 조세소송 대리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 변호사들은 이중적 잣대로 주장한다"며 "세무사 직역 문제는 작년에 헌법재판소가 권고한대로 납세자 입장에서 봤을 때 합리적인 방향으로 입법을 통해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판결은 기존에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한 변호사들에 한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던 세무사법 제3조 1호 규정을 삭제하는 개정 세무사법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해 1월 1일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대리 업무를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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