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에 한번씩 만나는 모임에서 영화를 한편씩 보고 소감을 나눈지가 꽤 오래 되었다.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를 해석하고 상호간 의견을 나누는 것이 더 깊은 감동을 안겨주기도 하고 의미를 정확히 받아들이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지난 토요일 모임에서 영화 '타샤튜더'를 보면서 가슴속 한켠에 잠자고 있던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이 불쑥 일어났다.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동화작가 '타샤 튜더'의 전원속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버몬트주 산속에 30만평 대지를 천상의 화원으로 만들며 자연주의의 동화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녀의 삶을 보며 나 자신의 삶도 되돌아 본다.
전에 작성했던 버킷리스트 10개 중의 하나가 '죽기전에 10년 전원에서 살아보기'이다.버킷리스트에 적어만 놓고 막연하게 시간을 흘려 보냈다. 영화를 보는동안 10년 전원생활을 위해 준비한 것이 거의 없었음을 스스로 인정하였다. 10년 전원에서 살아보기를 실행에 옮기기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결코 만만치가 않은 현실이 핑계라면 핑계이다. 5년전 40여년간의 서울 생활을 접고 시골로 이사간 한 친구의 용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2008년 개봉되었던 영화 버킷리스트가 떠오른다. 잭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열연한 영화 버킷리스트에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여럿 있다. 그중 가장 뇌리에 남는 것은 피라미드를 보면서 모건 프리먼이 잭 니콜슨에게 질문하고 답을 듣는 장면이다.
고대 이집트인은 죽음에 대해 멋진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영혼이 하늘에 가면 두가지 질문을 받았다고 소개하면서 잭 니콜슨에게 묻는다. 그 하나는 '인생의 기쁨을 찾았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네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느냐?'는 것이다.
잭 니콜슨은 첫 번째 질문에는 답을 하지만 두 번째 질문에는 답을 못한다. 모건 프리먼이 먼저 죽자 잭 니콜슨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그가 살아있던 마지막 몇 개월이 자신에겐 최고의 시간이었으며 결국 서로의 인생에 참된 기쁨을 찾아준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다. 인생의 참된 기쁨을 찾아 주는 것은 그 사람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는 것이다.
비록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인생에 참된 기쁨을 찾아 가는 삶을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버킷리스트는 말해주고 있다.이런 삶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서나 적용되는 소중한 가치이다.
생애설계는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기쁨을 찾고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본다. 한손으로 내 인생의 기쁨을 찾는 일을 하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나의 인생이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실천해 가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 멋진 삶일 것이다.
사람들이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 좀 유심히 살펴보면 비교적 많이 나오는 내용이 여행과 관련된 내용이다. 사람들은 그간 살아오면서 가고 싶었지만 사느라고 바빠서 미처 가보지 못한 세상의 삶의 모습이나 자연의 모습을 즐기는 데 대한 동경을 나타내고 있다. 인생 자체가 여행길이므로 자연에 대한 동경은 매우 보편적인 바램인 것 같다.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을 잘하도록 설계하는 것도 생애설계에 포함될 것이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는 세상에서 무엇이든 업데이트는 필수이다. 버킷리스트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면 좋을 것이라고 본다.생애설계를 잘 수행해나가는 방법중의 하나가 버킷리스트의 실행하기인 것 같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죽기전에 건강할 때 10년은 전원에서 살아보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영화 '타샤 튜더'를 보고 나서 이것을 수정해야 할 것인가?,그대로 두고 실행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절충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인가? 혼자 상념에 잠겨 본다.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여러번 해보는 요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