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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화의 무역이야기]

흔들리는 한중일 밸류체인

조세일보 / 홍재화 필맥스 대표 | 2019.10.02 12:00

한중일 밸류체인의 구조

그림

한중일 간의 무역은 주로 중국을 중심으로 부품이나 소재 같은 산업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으로부터는 소비재와 중간재를 수입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아세안 국가들의 개방과 발전, 그리고 일본의 대아세안 투자로 한국. 일본이 아세안으로 부품과 소재를 보내면 베트남이나 태국 등 아세안 국가들은 이 투자공장에서 생산된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소비재를 수입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 일본에서 불화수소와 같은 원자재를 수입하여 중간재인 반도체를 생산하여 중국에 수출하였다. 중국에서는 이를 활용하여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완제품을 미국으로 보내어 무역 이익을 내었다. 산업 통합의 정도를 나타내는 산업간·산업내 무역에서 3국간의 무역은 대부분 산업간 무역이며 산업내 무역의 경우엔 수평적 무역보다 수직적 분업관계가 일반적이다.

산업간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일간에는 50.2%, 한·중간에는 61.9%, 중·일간에는 68.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에 대해서 2배 이상 산업간 품목의 수입이 많고, 산업내 무역에서 수직 분업 비율이 높아 일본에 대해 기술수준이 낮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1차 금속, 기계 및 전기제품 등에서 일본과 산업내 무역이 많다.

그러나 대중국과는 산업간 수출 품목이 많으며 신발, 모자류, 석재/시멘트유리, 기계전기제품 등에서 산업내 무역이 활발하여 경제 분업이 진행되었다.  일본은 중국과 전형적인 산업간 무역이 활발하여, 일본에서 일방적으로 수출하고 있는 품목 41.6%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산업내 무역에서는 수직적 무역이 많아 공정화·분업화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2019년 현재까지 동북아의 밸류체인에서 전혀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40에 육박하던 북한의 대남무역의존도는 거의 제로상태로 곤두박질치며 북-중 무역의 비중이 99%에 이르게 되었다.

흔들리는 동북아 밸류체인
그런데 이런 동북아시아의 한중일 공급사슬이 흔들리고 있다. 그 원인으로 보면 3가지를 들 수 있다. 1) 중국제조 2025, 2) 역내 무역전쟁, 3) 북한의 참가 가능성 등이다.

1) 중국제조 2025
국무원은 2015년 5월 18일 2025년까지 제조 강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30년간 3단계로 나누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려고 한다. 이를 3단계로 나누어 진행한다.

- 1단계(2015~2025년): 2020년까지 제조업의 IT 경쟁력을 크게 개선하고 핵심 경쟁력을 보유, 2025년까지는 노동생산성을 크게 제고시키고 IT와 제조업 융합21)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도모하는 한편, 주요 업종의 에너지소모율 및 오염 배출량을 글로벌 선진 수준으로 감축시킴.

- 2단계(2025~2035년): 중국 제조업 수준을 글로벌 제조 강국의 중간 수준까지 제고시키고, 중국의 우위산업에서는 글로벌 시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보유하여 세계 제조업 제2그룹 대열중 선두에 위치 자리매김

- 3단계(2035~2045년): 주요 산업에서 선진적인 경쟁력을 갖춰 세계 시장을 혁신적으로 선도하는 세계 제조업 제1그룹으로 진입 완성

중국 공산당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10대 산업을 선정하여 전략전 산업으로 육성한다. 10대 산업에는 차세대 정보기술, 고정밀 수치제어 및 로봇, 항공우주장비, 해양장비 및 첨단기술 선박, 선진 궤도교통설비, 에너지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설비, 농업기계장비, 신소재,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러한 중국제조 2025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홍색 공급망'이 문제이다. 중국의 배타적 자국 완결형 가치사슬을 뜻하는 '레드 서플라이체인(Red SupplyChain, 홍색공급망)' 확산 양상이 지난 2013년부터 제기되면서 對 중국 중간재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 일본 등 국가들에게 위협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홍색공급망은 중국이 수입에 의존해 오던 중간재를 국산화하면서 자국 내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의미로,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 정책과 맞물려 있다. 따라서 중국은 자국 경제를 운영함에 있어서 수출은 개방적 경제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되, 생산 및 소비는 중국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폐쇄적인 경제로 가겠다는 의미이다.

이는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을 역내 동북아 지역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 일원임을 무시하고 쇄국적인 보호무역으로 중국 공산장의 무역정책이 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정책은 동북아의 밸류체인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

2) 역내 무역전쟁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한 데 이어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동북아의 한·중·일 제조업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중·일 밸류체인이란 한국이 일본에서 소재·부품 등을 수입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를 생산한 뒤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이 완제품을 제조해 미국 등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를 말한다.

중국이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인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돼 수출이 감소하면 한국과 일본이 연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2018년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546억 달러 중 53%인 288억 달러가 소재·부품이었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액 1621억 달러 중 79%인 1282억 달러가 중간재로 분류된다. 한국산 반도체(858억 달러)와 디스플레이(116억 달러) 등이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산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의 핵심 부품으로 쓰였다.

중국은 세계 수출액의 13%를 담당하는 1위 수출국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공무역 의존도가 높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이 수입한 금액 중 27%가 가공무역용이었다. 가공무역이란 외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이를 완제품으로 생산해 파는 것이다. 중국 물건을 가장 많이 사가는 나라는 미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체 수출액 2조4739억 달러의 19%인 4799억 달러어치를 미국에 수출했다. 한국경제신문, 2019년 8월 16일 기사


미국과 중국의 연간 무역액은 1조 달러를 상회하는 세계 최대의 무역 파트너였다. 그런데 이 둘이 서로 윈-윈하는 파트너가 아닌 적대적 관계가 되어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무역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이 사슬의 보이지 않는 한축에서 기축통화를 가지고 절대적인 만성 무역 적자국가였다.

IMF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2017년 무역적자는 7971억 달러 적자였고, 2018년에는 8788억 달러였다. 트럼프 정부 역시 이 문제를 가장 어려운 기초로 보고, 이를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에 대한 보복을 시작했다. 물론 내면적으로 보면 한 장의 원가가 40센트밖에 하지 않는 100달러짜리 지폐에 대한 지배력을 벗어나려는 중국의 기축통화 도전이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위협도 존재한다.

왜냐하면 동북아 3국은 서로의 밸류체인이 타이트하게 연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익을 내는 곳은 미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에 수출액을 줄이라고 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19.9%, 전체 수출은 4.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 소비와 투자심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하루아침에 한·중·일 밸류체인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동안 기업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중·일 밸류체인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며 “그 속에서 우리가 누렸던 혜택이 상당히 약화돼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의도는 밸류체인을 떠나 미국 중심으로 새 판을 짜는 것”이라며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곳과 연계해야 생존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이탈한 중국은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30년간 세계화 체제에서 국가의 역할은 줄었고 기업이 독자적으로 움직였다”며 “그런데 지금은 국가와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반(反)세계화로 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기업의 체력이나 개인의 창의성을 떨어뜨리는 규제 등을 과감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신문, 2019년 8월 16일 기사


3) 북한의 동북아 밸류체인 참가 가능성
북한은 비록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미국 등 세계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자원과 자금의 투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는 날은 바로 북한이 동북아 밸류체인에 합류하는 날이다. 동북아시아에서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북한의 미래를 밝게 보는 경제 전문가들이 많다.

그 이유를 꼽는다면 1) 북한 내 저평가되어 있고 미개발된 천연자연, 2) 북한의 지정학적 위치, 3) 고등학교까지 의무 교육받은 고품질 저임금 노동력이다. 북한이 순조로이 한국-미국과 핵 협상을 마무리 짓고 동북아 밸류체인에 가담하면 역내 국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남북한 경제통합과 동북아 경제통합을 별도의 과정이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서 서로 형성하고 있는 생산네트워크를 매개로 서로 연결되면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북한은 동북아 지역에서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동북아 경제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북한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 동북아 경제통합에 있어서 북한의 참여는 동북아 지역이 안고 있는 평화 위협과 불안정성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도 동북아 경제통합에 참여함으로써 동북아 국가와 생산네트워크를 심화하여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한-중-일 3국간의 갈등,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동북아에서의 경제적 긴장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동북아시아 가치사슬이 글로벌 가치사슬 체계 안에서 기존 패러다임을 유지할지, 또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동아시아 가치사슬이 전환할지 여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기존 구조는 수출입의 균형을 통해 한-중-일 서로가 의존하며 상승효과를 발휘했지만, 중국의 '홍색 공급망', 역내 무역전쟁 그리고 다크호스로서 북한의 진로가 용솟음치고 있다. 그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은 한국에게 있어서 산업 구조와 무역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기도 하다.  홍재화 필맥스 대표


홍재화 필맥스 대표

[약력] 중앙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전 KOTRA 파나마무역관, 홍보부 근무
[저서] 무역&오퍼상 무작정 따라하기, 수출 더 이상 어렵지 않아요, 어제를 바꿀 순 없어도 내일은 바꿀 순 있다, 해외무역 첫 걸음 당신도 수출 쉽게 할 수 있다 등 다수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rimt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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