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지참' 이견
민주 "자료 없이 토론하자" vs 국힘 "자료 갖고가야"
토론 결렬엔 서로 "네 탓" 책임공방
안철수 "4자토론, 무자료로 제대로 붙어보자"
심상정 "덜 나쁘다는 경쟁 그만, 공정한 링에서 당당하게 경쟁"
◆…각 정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선 첫 토론회는 오는 3일 4자토론 형태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측은 서로에게 토론 무산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이 오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한 양자토론과 형식, 분야별 토론 폐지까지 수용했다며 토론 자료 없이는 정책은 물론 네거티브도 못하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윤 후보를 겨냥해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 없이는 국정이나 정책에 대해서 토론할 능력이 없다니 참으로 딱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장동 도덕성 검증을 회피하려고 한다며 민주당쪽에 책임을 떠넘겼다.
성일종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은 이날 "(이재명 후보가) 토론회에서 또 말재주를 부릴 때, 정확한 팩트를 제시하며 반박해야만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며 자료 지참은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쪽 협상단은 입장문을 통해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설연휴인 오늘(31일)도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오전까지 기다려 봤다. 그러나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고, 박주민 단장은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후보께서는 아직도 '자료 없이 하는 토론'을 고집하고 계시는데, 도대체 자료 없이 하는 후보 토론이 전례가 있습니까? 왜 말도 안되는 고집을 부리는 것입니까?"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양자토론 무산 책임이 '무자료 토론'을 거부한 국민의힘 측에 있다고 반박했다.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처음부터 자료 없이 토론하자고 주장한 것은 국민의힘이다. 우리가 무자료 토론이 좋다고 화답하자, 갑자기 메모 정도는 가지고 들어가자고 말을 바꿨고, 또다시 메모가 아니라 자료를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고 우긴 것도 국민의힘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비상식적인 협상 태도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답은, 국민의힘이 애초부터 토론할 뜻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계속된 입장 변경을 지적하면서 "4자토론을 회피할 목적으로 양자 토론을 제안하고, 양자 토론을 수용하니 주제 없는 토론을 다시 고집했던 것"이라며 "이마저 수용하니 커닝자료를 반입하지 못하게 해서 토론을 못한다며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윤 후보와 국민의 힘은 처음부터 네거티브조차도 자료 없이는 못 하는 후보라고 고백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양자토론 무산 소식에 전날 국회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던 안철수 후보는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 "담합 토론으로 정치적 갈등을 조장한 데 대해 국민께 사과하기 바랍니다. 4자 토론에서 무자료로 제대로 붙어봅시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기득권 양당은 담합 토론을 통해 불공정하고 부당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했던, 탐욕에 가득 찬 치졸하고 초라한 모습을 스스로 거울에 비추어 보기 바란다"며 "어떻게 해서든지 저 안철수를 설전 민심의 밥상에 올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또 다른 담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날을 세웠다.
역시 양자토론을 반대하면서 전날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심 후보는 "내가 덜 나쁘다는 경쟁 그만하고 이제 국민이 지켜보는 공정한 링에서 당당하게 경쟁하자"고 말했다.
그는 "편법, 특권, 반칙이 패배하고 법과 공정, 상식이 승리한 것"이라며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원칙도 명분도 없는 담합으로 또 한 번 비호감 대선을 만든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더는 양자토론 꼼수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며 양측을 겨냥했다.
이어 "2월3일 방송사 주관 티브이토론을 통해 양당후보들이 지워버렸던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의 비전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자토론이 무산됨에 따라 주요 대선후보들의 첫 TV 토론은 오는 3일 4자토론 형태로 치러지게 됐다.
이미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동의한 4자 토론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