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우크라 사태, 러에 제재 취하면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

"우크라이나 주권·영토 보존 존중돼야...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방안 모색해야"

"정부, 다양한 시나리오로 면밀히 점검해와... 이젠 구체적인 대응 태세 갖춰야"

에너지,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대비한 대응 방안 모색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존은 존중되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무력 조치 강행에 대한 우려감과 함께 미국과 유럽 우방국 조치에 동참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를 긴급주재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제사회의 기대와 달리 무력충돌 상황으로 악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면서 "세계 각국은 우크라이나 문제가 조속히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서 노력해야 할 것이며, 한국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이러한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가 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세력의 두 공화국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병력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적인 제재조치를 준비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부터 범정부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전개될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재외국민 보호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왔다"며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됨에 따라 이제는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지 교민 보호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거주 교민들의 보호와 철수에 만전을 기하고, 관련국들과도 긴밀히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제에 미칠 파장과 관련해선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의 교역 등 경제 관계는 크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되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조치를 취하게 되면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또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 등이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고승범 금융위원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 박선원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유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등 3실장과 박원주 경제수석,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김형진 국가안보실 2차장, 남영숙 경제보좌관, 박경미 대변인 등 관련 참모들이 대거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