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고 이대준씨 자진 월북 속단? 국가와 정부가 어떻게 그런 일 하겠나"
"붕대, 한자(漢字) 구명조끼...감사원의 중간 감사 결과일 뿐, 여러 첩보 있을 수 있어"
"SI 공개하면 당시 어떤 첩보가 있었고, 월북 추정 판단 됐는지 상황 나올 것"
"SI 공개 안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와버려...집권세력과 대통령실 무책임"
"이재명 방산주식 매입, 실망스러워...대선 패배로 당 널브러져 있는데 사익 챙겨"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대표적 친문(親文)인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감사원이 낸 18쪽짜리 보고서를 꼼꼼히 봤다"며 "첩보와 정보와 정보 판단, 최종 의사결정은 완전히 다르다. 첩보를 정보 판단의 결과로 봐버리면 지금 발표한 것처럼 나올 수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3일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와 관련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사건 당시 5개 기관 소속 20명에 대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무더기 수사요청 방침을 밝히면서 발표한 18쪽짜리 보도자료에는 시간대별로 정부 기관들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세세하게 기록돼 있어 검찰의 공소장에 버금간다는 말도 감사원 안팎에서 나왔다.
전 의원은 "시간의 전후와 상황 맥락과 첩보와 정보와 정보 판단을 완전히 섞어버렸다"며 "무엇을 삭제해서 무슨 자료가 없어졌는지,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가 하나라도 있는지 여기에 대해 감사원이 답을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정확하게 시간의 전후와 상황의 맥락과 첩보와 정보와 정보 판단에 이르는 이 과정들을 명백하게 분리해서 보면, 2020년도 당시 국방부 합참을 통해서 청와대를 거쳐서 결정된 그 상황이 무리한 상황 판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이 당시 국방부와 국정원이 사건 관련 내부 첩보 106건을 삭제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현재 안 남아 있는 자료가 뭔가. 공개되기 전까지 존재 자체도 알려지지 않는 것이 SI(특별취급정보)인데 그것을 마치 삭제한 것처럼, 이런 식이면 윤석열 정부가 SI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가장 간단한 것은 합참이든 국방부든 SI를 다 가지고 있으니 SI를 공개하면 끝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SI를 공개하면) 당시 어떤 첩보가 있었고, 이 첩보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월북으로 추정되는 정도로 판단이 됐는지 구체적인 상황들이 다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합참이 SI 공개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는데 지금 SI를 공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밀고 와버린 것이다. 집권세력과 대통령실이 정말로 무책임하다"며 "SI는 대한민국 정보 자산만이 아닌, 한미 사이의 연합정보자산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다. 이것이 공개될 경우에는 한미 연합 자산이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고(故) 이대준 해양수산부 주무관의 추모 노제가 지난달 22일 낮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 전용 부두에서 엄수돼 고인의 동료들이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도착한 장례 행렬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북한군에 발견된 이씨의 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는 사실, 또 이씨가 입었던 구명조끼에 한자(漢字)가 쓰여 있었다는 감사원의 중간 감사 결과 발표에 대해 "감사원의 중간 감사 결과일 뿐"이라며 "첩보를 정보로 판단하는 과정에 전문가들이 개입해서 이것은 버리는 첩보, 이것은 판단의 근거로 삼는 첩보, 이런 식으로 판단한다. 그 과정 속에 여러 가지 첩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때 당시 나오지 않은 증언과 진술이 지금 나왔다는 거 아닌가"라며 "월북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사실관계가 하나도 없는데 지금 다른 진술과 증언이 나오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더해 "감사원 감사 착수에서부터 발표, 감사에 이르는 과정까지 전부 위법하게 이뤄진 것은 결국은 낮은 지지율 때문"이라며 "야당을 일정하게 코너로 몰고 정치적으로 보복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고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기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의 3시간 동안 행적에 의문을 제기한 것에 대해 "사실상 검찰이 수사하고 있지 않나"라며 "검찰이 강제 수사에 들어가 있는 사안을 감사원이 도대체 검찰보다 더한 수사 도구와 권한을 가지고 있나. 검찰이 이미 강제 수사에 돌입해서 이미 압수수색, 소환하고 있는 판에 세상천지 행정력 낭비할 일도 없이 감사원이 왜 이렇게 감사를 하나. 목적 없이는 이렇게 할 수 없다"며 정치적 감사라고 거듭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이 끝난 뒤 2억 3125만원어치의 방산주식(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을 매입했고 이를 보유한 상태에서 국방위에 지원한 지점과 관련해 "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 진 것은 좁게는 이재명 대표 개인이 졌지만 넓게는 민주당이 진 것이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1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진 것"이라며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 물론 누구나 자본시장에 참여해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특히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