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남부 아다나의 아파트 한 개 동이 통째로 무너졌다. 이날 지진으로 다수 건물이 붕괴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사상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로이터>
6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오전 4시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가지안테프는 튀르키예의 제조 중심지로 남쪽으로는 시리아와 맞닿아 있다.
이어 첫 지진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가 밝혔다.
두 차례에 걸친 강진과 80차례에 가까운 여진이 튀르키예는 물론 인접한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역까지 충격을 가하면서 양국에서 최소 3700명이 숨지고 1만35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장은 현재까지 튀르키예 10개 지역에서 2316명이 사망하고 1만329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 사망자는 1444명, 부상자는 3500명에 달했다. 시리아 보건부는 현재까지 시리아 정부가 통제 중인 지역의 사망자를 593명, 부상자를 1403명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반군 측 민간 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반군 지역에서 최소 480명이 사망하고 105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2011년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과 반군이 13년째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발생한 지진은 84년 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로 노후한 건물들이 붕괴하고 많은 주민이 매몰되면서 추후 사상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지중해 동부 끝 바다에 인접한 이스켄데룬(Iskenderun)의 한 병원이 무너져 재난위기관리청(AFAD) 응급대원들이 건물 잔해에 깔린 생존자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사고 직후 텔레그램에서 "1939년 이후 튀르키예를 강타한 역사적인 재난이자 최악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모든 관련 기관이 재난위기관리청(AFAD)의 조율 하에 비상 근무 중이고, 내무부, AFAD, 주지사 및 모든 관련 기관이 신속하게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밤사이에 발생한 지진으로 겨울철 혹한 속에 구조에 어려움이 많은데도 모두가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아직도 사상자가 늘고 있어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주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이 기간에 모든 국가기관 및 해외 공관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수습에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라고 주문했으며, 시리아 국방부도 긴급 구조 병력을 투입했다.
반군 측 '하얀 헬멧'은 트위터를 통해 "강추위와 폭풍이 몰아치는 좋지 않은 기상 조건이 비참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번 강진은 규모 7.8로, 84년 전에 기록된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위력으로 분석된다.
USGS에 따르면 1939년 12월 27일 동북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 3만 명이 사망했다. 당시 지진의 규모는 7.8로 기록돼, 이날까지 튀르키예가 관측·기록한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남아 있었다.
유독 큰 규모의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건 튀르키예가 4개의 지각판이 교차하는 '아나톨리아 단층대'에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남동부 도시 디야르바키르의 노후한 주거용 건물이 무너져 승용차가 깔려있다. <사진 로이터>
미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정부에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모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튀르키예, 시리아 국민들과 함께하겠다.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최근 튀르키예와 얼굴을 붉힌 스웨덴, 핀란드도 신속히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로 튀르키예와 갈등을 빚어온 이스라엘도 신속 재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외무부가 대규모 구조대를 파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고,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비상사태부가 군용 수송기와 구조대원 100명을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