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현지 교민 "러 언론, 尹 인터뷰 톱뉴스 보도"
"대한민국 대통령의 '군사 지원' 첫 언급에 주목"
"교민 사회·기업들, 단순 불안 넘어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 반응"
"한-러의 레드라인은 군사 지원…선 넘지 말라는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하자 러시아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러시아 현지 한인 사회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본보기 차원에서 러시아가 보복 조치들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오선근 재러시아 한국경제인협회 사무국장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교민 사회나 기업들 반응은 단순한 불안감을 넘어서 지금 현재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사무국장은 러시아 언론이 윤 대통령의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 관해 19일 하루동안 톱뉴스로 보도했다고 전했다.
오 사무국장은 "19일 모스크바 시간으로 새벽 4시경에 러시아 통신사들이 로이터 보도를 인용해서 보도했다"며 "20일로 넘어가는 새벽 1시경에 러시아 외무부 사이트에 자하로바 대변인의 성명을 기재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적대적인 반러시아 행위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올라왔었다. 이 같은 내용들을 주요 언론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중점으로 부분은 이번 언급이 가정법적 언급이지만 어찌 됐든 무기지원 가능성에 대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첫 언급이라는 점이 현재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라며 "한러관계에 있어서 러시아가 직접적이고 우회적으로 밝히고 있는 일종의 레드라인이다. 선을 넘지 말라는 부분이 아마 군사지원 문제가 아닐까라고 충분히 유추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구체적인 대응 조치 계획 등이 보도되는지 묻자 "러시아의 전통적인 외교관계나 입장에서 즉각적으로 애기는 하지 않지만 개인 소견으로 러시아가 본보기 차원에서 보복 조치들을 할 수 있다는 우려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 사무국장은 "무기 지원 여부는 모스크바 한인사회나 기업들에게도 굉장히 첨예한 문제"라며 "기본적으로는 군사적인 지원이 과연 외교 명분과 실리에 맞는 것인지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결과에 대해 러시아 한인사회도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오 사무국장은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한국이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자 한국을 '비우호국가'로 지정한 데 이어 '적대국가'로 지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사무국장은 "현재 비우호국(에서) 진출한 기업들 특히 법인 같은 경우는 이쪽의 자산에 대해서 매각처리, 현재 외국기업관리국에서 일종의 매각처리로 처리하고 있지만 만약 적대국가가 된다면 자산동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장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난 1년 동안 아마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쪽에서 가장 크게 많이 수입한 부분이 석탄 분야"라며 "석탄 분야를 포함한 에너지 수출금지도 보복 조치 중에 하나"라고 짚었다.
이에 더해 "비우호국 지정 이후 실질적으로 우리나라가 초기 대러제재에 동참한 부분은 반도체나 자동차 등의 수출금지 품목이었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이쪽의 투자기업들, 즉 현대·삼성·LG 등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너무나 컸다"며 "실제로 지금도 운영에 어려움이 많고 러시아 당국은 이를 운영하거나 매각하라고 조치하고 있어서 그 부분이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아울러 "법인이나 수출입 담당하는 기업들 역시 서방 기업들의 물품들이 빠져나가면서 그 자리를 차지한다는 부분이 있지만, 물류비용, 원자재비용 상승, 금융 송금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있어서 실질적으로 많은 어려움들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적대국 지정시 더욱 강도는 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