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정수 30석 축소 주장
이준석 “정치혐오 기대어 오락가락”
심상정 “의원수 줄면 ‘핵관’들만 남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심을 이유로 들어 '국회의원 30명 감축'을 주장하자, 이준석 전 대표는 여당이 정치 혐오에 기대서 오락가락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김 대표가 주장한 의원수 감축이 이뤄지면 권력에 줄 선 '핵관'(핵심 관계자)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3대 정치 쇄신 공동 서약'을 야당에게 제안한다며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에 나서자"고 주장했다.
현행 국회의원 정수 300명 중에 30명을 줄여, 국회의원 수를 270명으로 하자는 이야기다.
김 대표는 "현재 국회의원 숫자가 많은가 적은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는데 그 정답은 민심에 있을 것"이라며 "주권자인 국민들은 (국회의원 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입법 남발로 경제공해, 사회분열이 촉발되는 정치과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원 수가 30명 줄더라도 국회는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갈 것이다"라며 "의원 수를 줄이고 정쟁 유발, 포퓰리즘 골몰 대신에 진짜 해야 할 일에 주목하자"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11월 30일 김기현 울산시장이(현 국민의힘 대표) "국회는 대통령의 퇴진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대표의 해당 주장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치혐오에 기대어서 의원정수 가지고 오락가락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울산광역시장이었던 지난 2016년 12월 22일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대통령선거 후보 출마를 시사하며 "책임 정치를 구현할 수 있고 행정부와 입법부 간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5월 1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의 인터뷰에서도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면서 생기는 국민 통합의 저해, 진영으로 인한 국가 분열 등을 생각하면 대통령제를 더 이상 고집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면에서 이제 내각책임제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의원내각제(내각책임제)란 국회의 신임에 따라 정부가 성립·존속하는 정치 제도다. 국회 다수당을 중심으로 행정부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민들은 국회를 통해 정부 시책을 감시할 수 있고, 다수당은 정부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게 된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4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원내각제가 되려면 지금보다 의석수가 늘어나야 할 것인데, 김기현 대표가 거꾸로 의석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자고 급전환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아무리 다급해도 여당이 정치혐오에 기대어서 의원정수 가지고 오락가락하면 곤란하다"라며 "정치인들이 개혁 아젠다로 가장 할 거 없을 때 꺼내는 게 의원정수, 세비, 불체포특권 등이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대표가 주장한 '의원정수 10% 감축 쇄신'에 대해 "의원수가 줄어들면 권력에 줄 선 '핵관'(핵심 관계자)들만 살아남는다. 또 의원 한 명, 한 명이 갖는 특권만 증가한다"라며 "국회를 소수가 지배하는 '귀족 국회'로 만든다는 것은 결코 정치개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