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트위터(수로비킨, 프리고진)
이와 관련 요크타운 재단 및 안보정책 센터 선임 연구원 스티븐 브라이엔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있고 또한 알려지지 않은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즉 모르는 것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이번 러시아에서의 프리고진 반란에 대해 서구의 많은 매체와 정부 관계자, 전문가들이 전망과 추측을 하고 있지만, 실상 뒤에 숨겨진 더 많은 내용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에서의 쿠데타 시도와 그 여파에 대해 추측만 난무할 뿐 완전히 미지의 역영이라는 설명이다. 푸틴은 프리고진이 반란의 행군을 멈췄을 때 "내전을 피했다"라며 "프리고진과의 협상은 "동족상잔 전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푸틴의 표현은 내전일 수도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러시아 자체가 진정한 실존적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벨라루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날아갔다. 러시아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 않고서는 파산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전을 보장한다는 푸틴의 말도 신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8일 바흐무트 북쪽 전선에서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가 뻔히 보이는 측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시작했음에도 러시아 포병들이 방어군을 지원하기 위한 대응 포격을 하지 않고 방관만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의 방어 전술이 상당 부분 포격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바흐무트 북쪽 전선의 포병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를 담당하는 현지 사령관이 부재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또 다른 측면은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지역 반격을 강화하면서 러시아 포병이 해당 지역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지난 수 주 동안 바흐므트 공격에 집중했던 점에 미뤄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세 번째 측면은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의 추측에 기반한 것으로 프리고진 반란에 연계되었다는 의심을 받는 세르게이 수로비킨과 그의 부관인 안드레이 유딘 대령이 체포돼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구금됨에 따라 군부에 균열이 생겼을 것이라는 설이다.
이는 수로비킨이 반란에 가담한 바그너군에게 모스크바 진격을 멈추고 수용소로 돌아갈 것을 명령하는 동영상을 배포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반란 도중 발표되었는지, 프리고진의 반란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명분을 위해 만들어졌는지가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지난 며칠 동안 전선 내에서 연락이 두세 차례 두절되고 전선 측면이 일부 뚫린 것을 제외하고는 외형상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관측통들은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러시아 내 혼란을 이용해 대규모 의미 있는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경우 나토 가입보다 훨씬 의미가 있는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어쨌든 프리고진의 반란은 끝났고, 다소 엉성해 보이기는 하지만 외형상 러시아의 전선도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성급한 추측과 섣부른 판단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면서 신중한 외교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