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에 매출액 15% 수수료 지급, 구조적 문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일인 8월 2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야영장 델타구역에 마련된 편의점에 음료수와 얼음을 사려는 인파가 몰려 있눈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행사 기간 동안 6개의 편의점을 단독으로 운영한 GS리테일이 일부 제품을 시중보다 비싸게 판매하면서 '바가지 논란'을 겪었던 이유 중 하나가 공식후원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해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이 여성가족부와 GS리테일로부터 제출받은 '잼버리 매점서비스 운영 부문 가격 정책과 업무협약 내용'에 따르면 잼버리 영지 내 GS25 편의점 6곳의 가격에 공식후원사 아워홈에게 지불해야 하는 매출액 15%의 수수료 비용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 상하차를 위한 포크레인 등 특수 장비 동원과 냉동 컨테이너 비용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잼버리 행사의 급식, 식자재 보급, 매점 및 식음료 서비스 운영 부문의 공식후원사는 '아워홈'이었다. 이 가운데 매점 운영은 국내 대표 편의점 업체들의 경쟁 입찰을 거쳐, 최종적으로 GS리테일이 선정되어 잼버리 영지 내 GS25 특수 매장 6점이 입점됐다.
잼버리 개영 초반부터 GS25 편의점 가격이 일반 편의점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례로 시중가 700원인 컵얼음이 1500원, 폭염에 필수적인 돌얼음(3kg)의 경우 시중가 4천원보다 3천원이 비싼 7천원에 판매돼 바가지 요금 논란이 불거졌다. GS리테일은 개영 8월 3일 긴급하게 시중 가격으로 낮추고 생수 무상 공급 등을 조치했다.
GS리테일 측은 신 의원에 "운영을 위한 각종 장비 등의 비용 뿐만 아니라, 행사 매장의 특수성으로 주 후원사 및 지역 생산품을 필수 비치해야 하고, 판매 상품의 제한성 등으로 인해 가격이 시중보다 높았다"고 했다. 이어 "공식후원사 아워홈과의 전대차 계약을 통해 매출액의 15%를 수수료로 지불하는 구조도 주요한 가격 인상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공식후원사 아워홈과 행사 운영의 주체인 잼버리 조직위원회 간의 영지 내 편의점 가격 정책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이 조직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세계 잼버리 급식, 식자재 보급, 매점 및 식음료 서비스 운영부문 공식후원사 제안요청서' 등에 따르면, 공식후원사는 '너무 높은 판매액 책정으로 인해 민원이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민원 발생 시 조직위원회와 협의하여 조정하여야'한다고 명시 돼 있다.
그러나 신 의원이 조직위원회 물자지원팀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매점 운영에 대해서는 아워홈 자체적으로 공개 입찰을 진행했고 권한 또한 다 아워홈에게 있다며, 조직위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잼버리 쿠폰 발행부수 및 사용부수 [자료=신현영 의원실 재구성]
잼버리 현장 상황을 제보해준 한 서브장은 "잼버리에서 서브별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은 잼버리 영지 내에 있는 GS25에서만 사용 가능한 잼버리 쿠폰뿐이었으나, 이미 생활에 필요한 식수나 음식 등 기본 물자들은 조직위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잼버리 쿠폰은 유용하게 사용되지 않았고, 절반 정도만 편의점에서 핫바 등의 간식을 사먹는 용도로 사용하고 폐기했다"고 했다. 그는 "부안사랑카드, 부안지역카드 등 잼버리 영지 인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서브에게 예산을 지급했다면, 조금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청소년들이 자립정신 속에서 자연 환경을 극복하고 한 마음으로 소통해나가는 취지에 따라, 영지 내 편의점 가격 정책도 이러한 취지 및 현실을 반영했어야 했다"며 "어른들의 시장 논리로 과도한 영리 목적이 반영된 가격 정책을 비롯한 실효성 없는 쿠폰 운영 제도는 당연히 눈살이 찌푸려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직위원회는 행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공식후원사를 선정한 것이지, 모든 것을 후원사 자율에 맡겨 방치하고자 함은 아니었어야 한다"며 "촘촘하게 점검하지 못하고 방기되어 운영되었다는 방증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