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가 최근 확대되면서 급성장한 자산운용사에 대해 세무당국이 이례적으로 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2일 국세청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최근 삼성투신운용에 오는 28일부터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세무조사는 비용 처리나 소득신고 등 전반에 걸쳐 하자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그간 세무당국의 감시권역에서 벗어나 있었던 자산운용사들의 탈세 여부가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2000년 이후 한일투신(현 유진자산운용), 현대투신(현 푸르덴셜자산운용), 우리CS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를 세무조사한 적이 있으나 최근 펀드 열풍으로 자산 규모가 급증한 자산운용사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종전의 세무조사는 대우채 손실이나 판매사와 운용사간 수수료 분배, 합병 등의 이슈가 불거져 이뤄졌을 뿐 정기조사 성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그간 증권사들에 대해서는 정기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지만 자산운용사는 자본금 1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운용사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세무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삼성투신운용도 자산운용업계 최상위권 업체로 분류되지만 지난달 말 기준 자기자본과 자본금이 각각 1천662억원, 934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찍은 작년 10월을 전후해 해외펀드 등으로 자금 유입이 급증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몸집이 커진 점이 이번 세무조사의 계기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운용업계의 전체 펀드 수탁고는 339조원(18일 기준)으로 2007년 말 320조원에 비해 19조원이나 순증했다.
삼성투신운용의 수탁고는 2007년 말 22조원에서 최근 45조원으로 늘었으며 지난해 말 인사이트펀드를 출시해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업계 수위 업체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0조원에서 61조원으로 급증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삼성투신운용에 대한 세무조사가 다른 대형 운용사로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