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감축' vs '업무마비' 반발
국가인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인권위의 조직개편과 인력감축안을 놓고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견해차이가 너무 커 진통을 겪고 있다.
12일 인권위와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감사원은 인권위가 국.과 등의 단위조직을 과다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했다.
감사원은 이와함께 인권위가 2004∼2006년 부산, 광주, 대구 지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본부 인력에 대한 감축없이 지역사무소 인력(18명)을 늘린 것에 대해서도 인력.조직 관계부서인 행안부에 "(인권위의) 조직 및 정원관리업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인권위가 외부공고 등을 통한 경쟁 채용 절차를 하지 않고 2급 상당의 별정직 공무원을 재임용한 부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지난달 실무협상팀을 구성해 조직개편 및 인력감축 방향을 논의했지만 인력감축 부분에서 입장차이가 워낙 커 협상이 난항을 겪어왔다.
특히 행안부가 최근 `40%대 인력감축'(약 110명)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인권위는 "사실상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며 반발, 두 기관 간에 갈등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차별, 인권침해 등 관련 업무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일 경우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도저히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 인권위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40%대 감축안'에 대해 인권위가 `촛불집회', 국가보안법 등과 관련한 사안에서 치안당국을 비판하는 결정을 내놓으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데 따른 `결과물'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인권위가 협상과정에서 자체진단을 통해 안을 내놓겠다고 하고서는 조직만 개편하고 기존 인력을 거의 그대로 가져가는 안을 제시했다. 우리 부처 입장에서는 이와는 다른 방안을 나름대로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력감축 문제는 임금협상처럼 계속 협의하고 조정해나갈 사안이기 때문에 행안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협상을 완료하고 내년 초 조직개편과 인력감축 문제를 모두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