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지속되는 윤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야당 의원 국회 비상농성장에서 응원봉 등장
이성윤·박은정, 응원봉 꼭 쥐고 ‘반드시 탄핵'
◆…비상계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탄핵, 탄핵, 윤석열 탄핵!"
"해체, 해체, 국힘당 해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변. 초겨울 이미 어둑해진 시간, 이곳에서 열린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저마다 '알록달록 응원봉 물결'을 보여주며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곳 집회에 참여한 앳된 얼굴의 참여자들은 빨간 경광등, 흰색 동그라미, 노란 별 등의 모양을 한 야광 응원봉 등을 들고 있었다. 덧붙여 아령 모양의 흰색 응원봉과 '탄핵'이라는 두 글자가 적혀 있는 네모 모양의 초록빛 응원봉이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집회 본무대의 뒤편. 이곳에서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참여자들이 왕왕 보였다. 이들 또한 형형색색의 빛물결에 합류한 모양새였다. 늙수구레해 보이는 집회 참여자는 한 손에는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피켓을, 다른 한 손에는 무지개빛으로 반짝이는 별모양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
그 옆에서도 중·장년층으로 보이는 집회 참여자 두 명이 각각 흰색·주황색 응원봉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또한 이곳 현장 일대에서는 군밤모자·스님복장을 한 집회 참여자가 무지개색 별모양 응원봉을 흔들고 있는 장면을 볼 수도 있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토요일 밤에', 'Whiplash' 등의 멜로디를 바탕으로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후 이들은 가지각색의 빛을 여전히 지닌 채, 국민의힘 중앙당사 인근으로 이동해 "윤석열 퇴진" "국민의힘 해체" 등을 지속해서 외친 후 해산했다.
■ 윤, 1차 탄핵표결 무산.. 촛불집회 계속 열려
■ 국회 내부의 야당 의원들도 '탄핵봉' 들기도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산됐다. 이후 국회 일대에서는 국민의힘의 대통령 탄핵안 표결 참석 및 국회의 대통령 탄핵 등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줄곧 이어지는 분위기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기의 '촛불'들이 현재에는 형형색색의 '응원봉' 등으로 대체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지난 7일 국회 앞 촛불집회 모습에서 "K팝 댄스에 알록달록 응원봉 물결" 등을 조명하며 한국 시위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촛불집회 참여자들은 오는 14일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는 국회의 윤 대통령 2차 탄핵안 표결에서 여당 의원들의 표결 참여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일대에서 집회를 연 이후, 국민의힘 당사로 이동해 성토의 목소리를 이어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달라진 촛불집회 모습에 야당 국회의원들 또한 호응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한동훈·한덕수 친위쿠데타 저지를 위한 비성농성'에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소속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곽명곤 기자]
지난 11일 오후 7시 20분께 국회 경내에 세워진 '윤석열 즉각 탄핵! 한동훈·한덕수 친위쿠데타 저지를 위한 비상농성' 천막장 안.
이곳을 지키고 있던 이학영 국회부의장 및 야당 소속 박은정·김남근·윤후덕·남인순·박홍근·박수진·이성윤 의원 등 8명은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라", "정치검찰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때 의원들은 저마다 파란색 별모양의 응원봉 또는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메시지의 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특히 검찰 출신 이성윤·박은정 의원은 이날 농성장에서 응원봉을 손에 꼭 쥔 채 '이번 토요일에 반드시 탄핵시키겠다', '윤 대통령 변호사 선임 잘하시라' 등의 메시지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응원봉을 꺼내들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K-POP에 열광하던 응원봉이 이제 윤석열 탄핵을 염원하는 응징봉이 됐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제라도 국민 분노를 가슴에 새기고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라"고 촉구했다.
응원봉이 한국의 집회시위 문화를 새롭게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지난 10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를 보며 물화의 시위에서 문화의 시위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며 "엄중한 상황에서 응원봉을 들고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사회문화적인 기여"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