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경호차장 변호인,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상황 전해
검찰, 증거인멸과 재범 우려 없다 이유로 구속영장 기각
경찰, 경호처 관계자 진술 등 구속 필요성 관련 내용 보강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당시 "총을 들고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총기 사용 검토나 지시가 없었다'는 김 차장과 윤 대통령 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겸하는 김 차장 변호인 배의철 변호사는 2차 체포영장 집행 직전 상황을 전했다. 해당 발언은 보수 성향 유튜버가 올린 영상에 그대로 남아있다.
배 변호사는 "김성훈 차장은 울면서까지 '총을 들고 나가서 저 불법 세력들에게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보여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장이나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눈물을 흘리면서 '끝까지 총을 들고 (대통령을 지키는) 경호처 본연의 업무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그러지 말라. 경찰도 젊은이다. 공수처 수사관도, 경호처도 젊은이다. 너희끼리 총 들고 싸운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냐'고 김 차장 등을 만류하고 진정시켰다"고 배 변호사는 전했다.
경호처에 무기 사용 지시를 한 적 없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을 부각하려다 자신이 변호하는 김 차장의 총기 관련 발언을 함께 전한 셈이다.
경찰은 경호처 지휘부가 한남동 관저를 요새화한 경위, 무기 사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 특별수사단은 2차 체포영장 집행 5일 전인 지난 10일 윤 대통령이 경호처 부장단과의 오찬에서 "(체포영장 집행 때) 총을 쏠 수 없나"라고 물었고 김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경호처 관계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호처는 "김 차장은 대통령으로부터 총기 사용 검토를 지시받은 바 없으며, 이에 대해 검토를 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22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서버 삭제를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경찰은 '강경파'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기관단총 2정과 실탄 80발을 관저 안 가족경호부에 옮겨두라고 한 지시와 관련해 "진보노동단체 시위대가 관저로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고 대비하려 했던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경호처 내 '강경파'인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을 벼르고 있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김 차장을 체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지난 19일 검찰 단계에서 증거 인멸과 재범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김 차장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경호처 관계자들의 구체적 진술을 토대로 한 구속영장 신청서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2일 '온건파' 박종준 전 경호처장을 다시 소환했다.
경찰은 2차 영장 범죄 사실에 지난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추가하면서 구속 필요성 관련 내용을 보강해 틈을 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