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임명 보류’ 선고 미룬 헌재···“결정 안 따르면 헌법 위반”

임지봉 “헌재, 변론 재개한 만큼 ‘거기에 따르라’는 의지 표명”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상황과 관련,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연기했다. 헌재는 그러면서도 결정이 나오면 그 취지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우원식 국호의장이 낸 권한쟁의심판 변론을 재개해 오는 10일 오후 2시에 열겠다고 공지했다.

이 같은 결정은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선고를 2시간 앞둔 시점에 나왔다. 재판관들은 이날 오전 평의를 열어 선고 여부에 관해 논의한 뒤 이처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10일 변론 기일에 변론 재개 사유를 자세히 밝힐 예정이다.

또한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정기 브리핑에서 최 대행이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고 마 후보자 임명을 보류할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최 권한대행이, 헌법소원이 인용됐는데 결정 취지를 따르지 않으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천 공보관은 이에 대해 "헌재 결정에 강제적인 집행력이 없는 것이지, 그 결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는 헌재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부작위(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가 위헌이라고 결정할 경우, 그 취지에 따라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헌법학자인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헌재가 최 대행 측 변론 재개 신청을 안 받아줘도 되는데 받아준 것으로 보인다"며 "헌재가 변론 재개를 해서 법적 쟁점에 대해 심리해 결정해 줄 테니 우리 결정에 따르라는 강력 의지 표명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앞서 최 대행은 지난해 12월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3인 중 정계선·조한창 후보만 임명하고, 더불어민주당 추천 몫인 마은혁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보류했다. 그러자 우 의장은 지난 3일 헌재에 최 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별임명 관련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달 22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최 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후 천재헌 헌재 공보관은 지난달 24일 정기 브리핑에서 마 후보자 임명 보류가 위헌인지 여부에 대해 다음 달 3일(2월3일)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헌재는 선고를 연기하고 변론을 재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