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능 마비시키려 위헌·위법적 단전 조치 취해"
"단전 5분만 일찍 이뤄졌다면 계엄해제 못했을 수도"
尹 측 "곽종근 전 사령관에게 단전 지시 내린 적 없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한병도 의원 등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단전 조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2025.2.16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2월4일 새벽,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위헌·위법적인 단전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내란 특위 소속 위원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4일 새벽 0시32분쯤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포함한 계엄군 16명은 국회 본관 2층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했다. 이 중 7명이 0시54분쯤 4층으로 향했고 약 6분간 배회하다 1시1분경 승강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지하로 내려온 이들은 1시6분쯤 지하 1층의 분전함을 열고 1시6분59초에 일반조명 차단기를 내린 데 이어 1시7분2초에는 비상조명 차단기까지 내려 약 5분48초간 지하 1층의 전력을 차단했다. 이날 새벽 1시1분 국회가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불과 5분여 후에 일어난 일이다.
민주당 내란 특위 소속 위원들은 "만약 계엄군이 지하가 아닌 본관 전체의 전기를 끊었거나 그 조치가 조금 일찍 이뤄졌다면 국회는 단전으로 인한 혼란에 빠져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같은 사실은 지난 2월6일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김현태 단장의 증언과도 일치한다"며 두 사람의 통화가 끝난 지 약 15분 후 실제 단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단장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12월 4일 새벽 0시 50분쯤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이 전화로 '전기라도 차단하는 방법이 없겠나'라고 해 '찾아보겠다'라고 한 뒤 지하로 이동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어 "계엄군이 국회를 단전시킨 배경에는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던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다. 이래도 계엄군 투입이 '질서 유지 목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시민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질서유지 차원에서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다는 윤 대통령 측 입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윤 대통령이 단전·단수를 시도한 기관이 어디인지, 누구에게 지시했는지, 군·경·소방에 구체적 지시가 하달됐는지, 실제 단전 시도가 있었는지 명명백백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 측은 민주당의 발표에 "사실의 왜곡과 조작"이라며 반박했다. 대리인단은 "명확한 사실은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단전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라며 "707부대원들이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는 것도 본회의장 의결 방해를 위한 단전과는 무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