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주요 기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그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팀 쿡 애플 CEO와 유럽 과징금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팟캐스터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며 맥도날드 방문에 대해 "이는 우리가 본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라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접촉했다고 두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의 경우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통화가 시작됐으며 "안부를 전하는 일반적인 성격의 대화"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암살 시도 실패 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총격 사건 대응 방식을 존경하며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한 때 긴장 관계에 놓여 있던 두 사람이 몇 달 동안 미디어를 통해 서로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CNN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빅테크 CEO들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면담하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매우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업계가 잠재적인 그의 재선을 예상하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그의 지지자이자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37억원)를 투자한 재정적 후원자로 여기고 있다.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에 자금을 대는 것 외에도 미국 대선일까지 미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한 명에게 매일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원)를 주고 있다.
CNN은 "애플, 구글, 아마존 CEO들은 머스크 테슬라 CEO에 비해 당파 정치에 덜 관여하고 있지만, 그들의 모든 움직임은 주식시장을 흔들고 미국 경제 전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와의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새로운 관심은 미 재계가 그의 백악관 재입성의 가능성을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위험을 분산하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CNN에 "그가 다시 당선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있다"며 "그들은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의 표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트럼프가 하는 말을 듣고 있고 그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와 선거운동 관련 행사에서 빅테크 거물들과의 사적인 대화를 과시하는 등 이 관계를 즐기는 것 같다"며 "내년에 누가 취임하든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 온 빅테크 대상 독과점 규제를 계속 강화할지에 대한 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