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조세협회가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한·중·일 택스 컨퍼런스에서는 펀드 등 집합투자기구를 세법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과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집합투자기구는 신탁, 파트너십, 펀드 등의 형태로 만들어지며 다양한 자산 등에 투자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2조 달러가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합투자기구를 소득세법의 거주자로 간주해 하나의 실체(Entity)로 보고 과세할 것인지, 집합투자기구는 하나의 형식적인 매개체에 불과하므로 도관(Transparency)으로 보고 면세를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집합투자기구를 실체로 보고 거주자로 간주하면 조세조약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지만, 도관으로 접근하게 되면 조세조약 혜택을 볼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조세조약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신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초부터 집합투자기구에 대한 정의, 법적형태, 이자·배당소득 과세에 대한 원천징수 절차, 투자이익을 어떻게 투자자에게 돌려줄 것인가 등을 담은 리포트를 내놨다.
OECD는 집합투자기구에 대해 폭넓은 일반 대중이 투자하는 펀드로 정의하고 있으며, 재투자 펀드 등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소수가 투자하는 헤지펀드, 사모펀드는 제외했다.
발표자로 나선 기획재정부 국제조세제도과 조문균 사무관은 "국내 집합투자기구는 과세방식에 따라 회사형 또는 조합형으로 나뉘는데 과세방식도 다르다"며 "회사형은 거주자로 과세대상이고, 조합형은 면세대상"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회사형 집합투자기구는 집합투자기구와 투자자 이익 등에 소득세가 과세되고,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집합투자기구가 과세연도에 투자이익의 90%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면 공제가 가능해진다. 반면, 조합형은 집합투자기구에 과세되지 않고 투자자 이익에만 과세되고 있는 차이점이 있다.
조 사무관은 "회사형 집합투자기구가 해외에 투자할 때 OECD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절차를 거쳐 조세조약 혜택을 요구할 수 있지만, 조합형 집합투자기구는 법인격으로 간주되지 않아 조세조약 혜택 요구가 불가능해, 조합형 투자자는 개별적으로 조세조약 혜택을 요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OECD에서는 조합형 투자자를 위해 AI(Authorised Intermediary)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며 "AI가 조합형 투자자를 대신해 조세조약 혜택에 대한 요구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AI시스템은 해외 집합투자기구가 국내에 투자할 경우 증권중개시스템을 통해서 '집합투자기구→중개시스템→투자자' 3단계로 투자하는 데 집합투자기구와 중개시스템간의 AI(Paying Agent), 중개시스템과 투자자간의 AI(Financial Intermediary)가 개입하게 된다.
이때 AI를 통해서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세를 징수하게 되는 시스템을 AI시스템이라고 한다.
다만, 조 사무관은 "AI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원천징수세가 제대로 거둬지지 않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의 문제가 생긴다"며 "AI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AI를 감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