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정당에 가입해 당비를 내거나 후원회비 등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기부한 '정치공무원' 89명을 적발, 파면·해임 등 엄중 문책키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들은 지자체 소속 지방공무원들이다.
행안부는 23일 "지난 5월 6일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지방공무원에 대해 정당 가입 및 당비납부 혐의로 기소하고 해당 지자체에 공무원범죄 사실을 통보했다"며 "검찰에서 기소한 83명을 포함해 기소유예 처분자 6명에 대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공무원법상 지방공무원은 정당에 가입할 수가 없고 특정정당에 가입해 당비를 내거나 후원회비를 납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행안부는 이번 사건이 정부 수립 이래 발생한 사상 초유의 공무원 집단 정당가입 사건임을 감안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행안부는 기소된 83명 전원은 즉시 직위해제, 공무수행에서 배제키로 했다.
아울러 정당 당원으로 가입하고 당비 또는 후원회비를 납부한 자 등 기소유예자를 포함한 89명 전원에 대해서 배제징계(파면 해임) 등 엄중 문책키로 했다.
특히 지난 3월 20일 전공노 출범식과 5월 15일 전공노 노동자결의대회를 기획·주도하거나 참여를 선동한 지부장급 간부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키로 했다.
행안부는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의 수사자료가 확보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최단 시일내 징계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혐의자들의 고의성을 감안하여 표창감경 또는 정상참작 감경처분을 금지하고, 비위혐의자가 징계면탈을 위해 사직원을 제출할 경우에 의원면직 처리도 금지하는 등 강도높게 처벌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아울러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해 전 행정기관에 정당가입 금지, 당비 후원회비 등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문으로 통보하고, 각급 기관별로 직장교육을 통해 정당가입 금지 등 교육을 실시토록 했다.
정창섭 행안부 제1차관은 "공무원들이 특정정당의 당원으로 가입하거나 당비를 납부하는 일은 정치적 중립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위반행위로, 정부는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