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로 대표되는 한국의 음주문화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지도층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창진 차의과대학교 교수는 15일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알코올 오남용 방지를 위한 국제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갖고, 음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주에 관대한 한국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알코올 오남용 문제는 술에 관대한 우리의 음주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며 "음주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지도층들이 음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교수는 "상사가 폭탄주를 돌리면 직원들은 마시지 않을 수 없고, 잔을 돌리다보면 한 두잔에서 끝나지 않아 과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술을 강요하는 음주문화를 고치는데 사회지도층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부차원의 대책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법무부, 국세청 등 정부 모든 정부부처가 모두 보건과 연관돼있다"며 "조세, 금융, 환경, 교통, 교육 등 모든 공공부문에서 음주피해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하지만 알코올 남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가족, 직장은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알코올 남용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음주피해를 억제하기 위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릭 코너(Rick Connor) 페르노리카 코리아 부회장은 'WHO글로벌 알코올전략에 따른 주류업계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주류업계 관계자들이 알코올 소비가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릭 코너 부회장은 "알코올 오남용 예방을 위해서는 주류업계가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개별기업의 노력뿐만 아니라 업계의 통일된 목소리를 정부에 제안하고, 정부와 함께 한국문화에 맞는 음주 관련 정책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