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 지원은 減稅용 비정상적 거래"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가 서울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모비스가 현대우주항공의 신주를 인수한 것은 특수관계자에게 자금을 무상지원한 것과 같고 사회통념이나 관행에 비춰 경제적 합리성을 무시한 비정상적인 거래이며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몽구 회장이 신주를 인수하고 4개월 만에 우주항공 주식 전체를 직원 정모씨 등에게 1주당 1원으로 양도했는데, 이 가격은 외형상 주식증여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금액인 점 등을 종합할 때 주식의 정상가격이 0원이라 보고 과세한 것도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등을 거치며 재무구조가 나빠진 우주항공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고, 정몽구 회장은 남은 사업부문 청산에 대비해 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였던 우주항공의 순자산이 0원이 되도록 채무를 갚을 자금을 조달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우주항공은 신주를 발행했고, 모비스는 1999∼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약 1천280만주를 주당 액면가 5천원에 인수했다. 이때 640억원 가량을 우주항공에 출자하고 투자유가증권으로 간주해 회계처리했으며 이에 따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했다.
세무서는 이것이 `특수관계자로부터 시가보다 비싸게 자산을 사들여 세금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행위'라고 판단해 모비스에 2001년도 법인세 397억여원을 부과했다.
모비스는 처분에 불복해 `신주를 인수한 것은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우주항공의 부도에 따른 금융제재나 보증채무의 지급을 면하려는 것이므로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게 아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