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초전도체' 중요 단서 세계 최초 발견...관련주 급등

고체 성질의 전자 결정 조각 확인

고온초전도체 연구 해결에 실마리

양자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가능

모비스, 서남 등 초전도체 종목 급등세

물리학계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고온초전도체와 초유체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인 '전자결정'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전자결정의 존재를 밝혀내 고온초전도체와 초유체 현상 연구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액체와 고체의 특징을 동시에 갖는 전자 결정 조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전자 결정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유진 위그너가 1934년 제시한 이론이다. 음(-)의 전하를 가진 전자는 서로 밀어내는 힘 때문에 결정을 이루기 어렵다. 그런데 전자의 운동에너지 패턴과 반발 사이의 균형이 맞춰지는 특정 조건에서는 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을 이루어 움직일 수 없는 전자결정 상태를 만들 수 있다.

학계에서는 전자결정을 만들 수 있으면 고온초전도체나 초유체와 같은 난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고온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0'의 상태인 물질을 말하며 초유체는 극저온에서 점성이 사라지는 물질이다. '꿈의 물질'이라고도 불리는 이 물질들은 양자컴퓨터나 의료,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2021년 알칼리 금속을 도핑한 물질에서 액체 성질을 가진 전자상태를 발견한 바 있는 연구팀은 이번에는 방사광가속기와 각분해광전자분광 장치를 이용해 고체 성질도 갖는 전자 결정 조각을 확인했다. 전자결정 조각의 크기는 1~2㎚수준으로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일보다 작다.

김근수 교수는 "기존 물리학은 전자 배열 유무를 이분법적으로 인식해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전자가 짧은 거리에서만 규칙적 배열을 이루는 제3의 상태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것이 큰 의의"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전자 결정을 발견했다는 소식에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모비스 주가는 전날 대비 23.56% 오른 3855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다른 초전도체 관련주인 서남은 5.18% 오른 3860원에, 덕성은 2.76% 오른 7070원에, 파워로직스는 3.09% 오른 5330원에, 신성델타테크는 1.58% 오른 5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