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업체 208개 불과, 대상기업 78% 제도 몰라"
"기업 인식 변화, 관세청 지원 확대해야"
한-EU FTA 발효 시점이 당장 내년 7월로 다가온 가운데, FTA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 필수조건인 원산지인증수출자 지정업체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손성수 관세청 FTA 대외협력과장(사진)은 27일 서울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관세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에서 'FTA 활용현황과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라는 주제발표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손 과장은 "건당 6000유로 이상 수출업체는 한-EU FTA 관세혜택을 적용받기 위해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아야 하지만, 현재 인증받은 국내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FTA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변화와 관세청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란 관세당국이 일정요건을 만족시킨 업체에 원산지증명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고, 능력을 인정받은 업체에만 원산지증명서 자율발급 및 첨부서류 제출 간소화 등의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문제는 한-EU FTA 발효시 건당 6000유로 이상 EU에 수출하는 업체가 원산지인증수출자로 지정 받지 못할 경우 관세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손 과장은 "이미 유럽은 1975년부터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를 도입해 현재 각 국의 인증기업 수가 스페인 1267개, 스위스 2600개, 노르웨이 3000개 등에 이른다"며 "우리나라는 인증업체가 208개에 불과해 FTA가 발효되더라도 혜택을 못 받는 업체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업체들 대부분이 FTA 체결이 곧 관세혜택이라고 생각하는 등 원산지인증수출자 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기업들은 수동적 입장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원산지관리를 통해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과장에 따르면 최근 관세청이 지난해 EU에 건당 6000유로 이상 수출한 업체 총 766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701개 응답업체 중 78%가 원산지인증수출자제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 과장은 "인증실적이 저조한 또 한가지 이유는 원산지관리체계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 및 비용에 대해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관세당국은 중소기업의 비용절감을 위해 원산지관리시스템 보급 및 컨설팅 지원을 현재보다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EU FTA에 따른 관세혜택은 연간 최대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 3000건 이상의 원산지 사후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며 "FTA 발효 후 우리수출업체에 대한 EU국가들의 원산지 검증에 대비한 사후관리 업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과장에 따르면 관세청은 원산지인증수출자 지정 확대를 위해 지난 7월부터 FTA 종합대책 특별팀을 설치·운영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약 1000여개 업체를 선정해 관세청이 개발한 원산지관리시스템(FTA-PASS)을 보급하는 등 인증업체를 4471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